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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양키스', 진짜 위기인가?

이성훈

입력 : 2005.07.05 08:52

2등만 해도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걸 보니, 과연 한국의 양키스인가 봅니다. 6월에 9승 1무14패의 슬럼프에 빠진(?) 삼성. 시즌 시작 전,7할 승률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던 몇몇 야구인들의 이야기처럼, 프로 야구 역사상 최강팀 탄생에 대한 기대가


2등만 해도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걸 보니, 과연 '한국의 양키스'인가 봅니다. 6월에 9승 1무14패의 '슬럼프'에 빠진(?) 삼성. 시즌 시작 전,'7할 승률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던 몇몇 야구인들의 이야기처럼, '프로 야구 역사상 최강팀' 탄생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두산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삼성의 모습이 좀 낯설기는 하네요.

삼성의 올시즌 팀기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장타율입니다. 29일 현재 팀 장타율이 0.396으로 5위를 달리고 있죠. LG보다 0.13이 낮은데, LG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기 시작한 지난 83년 이후, 삼성이 청룡-LG보다 낮은 장타율을 기록한 건 지난 94년 시즌 딱 한 번 뿐입니다.

2003년 시즌을 기준으로 할 때, 대구 구장의 홈런에 대한 파크 팩터(구장 효과)는 122 정도입니다. 해마다 약간의 요동침은 있지만, 대구 구장이 한국에서 홈런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는 구장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지요.대구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의 팀 장타율이 5위라는 건...'심각한 장타력 부재'라고 봐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삼성의 장타력이 저하된 건...최근 진갑용의 부상을 빼면 한 가지 이유 밖에 없습니다. '심정수-양준혁'의 부진이지요.

7월 4일 현재 심정수가 기록하고 있는 OPS는 0.886입니다. 이걸 두고 '부진하다'고 하면 '나는 선수도 아니라는 이야기냐'며 화를 낼 타자들이 수두룩하겠지만... 어쨌든 연봉 7억 5천만원을 주고 심정수를 데리고 왔을 때 삼성에서 기대한 만큼의 득점력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LG 박용택에게도 뒤지는, 리그 10위에 해당하는 장타율 0.484는 삼성팬들의 기대에 영 못미치는 부분이겠죠.

사실 심정수는 지난해, 98년 이후 최악의 OPS인 0.865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수준급의 성적이긴 했죠. 하지만 삼성 프론트에서 기대한 성적은 이승엽과 홈런 레이스를 펼쳤던 2003년의 OPS 1.198 이었을테고, 지난해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으로 봤을 겁니다.

세이버메트릭스에서는 볼넷/삼진의 비율을 타자의 기량 향상 혹은 하락의 징조로 봅니다. 즉 급격한 BB/K 비율의 변화는 전체 공격력의 변화와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심정수는 지난해 볼넷 75개, 삼진 128개를 기록했습니다. BB/K가 0.59이지요. 올시즌은 0.64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난해의 공격력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양준혁의 생산력 저하를 '나이탓'으로 생각하면, '양신의 부활'도 가능성이 크진 않겠죠.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고 있는 현재 상황...그렇다면 삼성의 장타력은 향상될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여기에 선동열 감독의 '뻥뻥 치는 야구 하지 마라!'는 철학도 한 몫을 한다고 봐야겠죠. 세밀하고 '성의 있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선동열 감독의 특성상, 홈런을 노린 '한 방 잡이 스윙'을 가진 선수들은 삼성 라인업에 발붙이기 힘들 겁니다.

그렇다고 삼성의 올시즌 전망이 우울하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장타율이 낮은 대신, 삼성 타자들은 뛰어난 선구안을 과시하며(7월 4일 현재 팀볼넷 303개. 단독 1위) 팀 출루율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출루율이 장타율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죠. 뛰어난 출루율과 평균은 하는 장타율-그 결과가 팀 득점 1위입니다. 물론 현재 추세로 봤을 때 팀 득점 선두는 현대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높지만요. 어쨌든 리그 우승을 노리기에는 충분한 득점력입니다.

선발진이 무너졌다고는 하지만, 삼성은 두 명의 새 외국인 투수를 영입할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또한 오승환-권오준의 뒷문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이지요. 얼마전 스포츠신문 지상에까지 등장했던 '피타고리안 예상 승률'(승률=팀득점의 제곱/팀득점의 제곱+팀실점의 제곱)에는 부연 설명이 필요합니다. '불펜진이 강한 팀은 피타고리안 예상 승률보다 실제 승률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거죠. 현재 삼성의 '피타고리안 예상 승률'은 0.591입니다. 막강 불펜진으로 3-4승을 더 얻는다고 가정하면, 삼성은 여전히 올시즌 우승후보 1순위입니다.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에 먼저 올린 글입니다. 읽으신 분들 가운데 한 분께서 권오준의 선발 전환이 득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