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칠순 노모를 모시고 열심히 잘 살아보려던 30대 농부가 그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송성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부산시 대저동에 있는 비닐하우스입니다.
하우스 한 동이 텅빈 채 허전합니다.
바로 옆 하우스에는 자라다 만 상추잎이 흙탕물을 뒤짚어 쓴 채 나뒹굴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주인 39살 김모씨는 어제(3일) 오후 5시 쯤 이곳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칠순 노모와 함께 10년 째 농사를 지어왔지만 이번 장맛비로 비닐하우스 5동이 침수되자 크게 상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지난 3월에도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내려앉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하천부지라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김씨는 대신 영농자금 2천4백만원을 대출받아 비닐하우스 7동을 복구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뒤.
이번엔 물난리로 상추농사를 망친 것 입니다.
[김동숙씨/마을주민
: 하우스 지어 이 작물(상추) 넣어서 물들어(침수되어) 버리니까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잇따른 자연재해에 끝내 무릎을 꿇은 젊은 농군의 비극.
독신에 칠순 노모를 모시고 산 효자이었기에 이웃들은 더욱 안타까워 합니다.
[술먹고 허튼 생활한 사람도 아니고 진짜 살려고 노력한 사람이고 총각이라도 착하고 어질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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