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령탑에는 공식 참배 안하고 잠깐 들러 '묵념'
<앵커>
일왕 부부가 태평양 전쟁 당시 숨진 전몰자들을 위령하겠다며 사이판을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과거 침략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없었습니다.
도쿄 양윤석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의 무모한 침략전쟁을 상징하는 사이판의 만세 절벽.
1944년 7월 사이판이 미군의 손에 들어가자 일본군과 민간인들은 항복 대신 '일왕 만세'를 외치며 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60년이 지난 오늘 전쟁을 일으켰던 쇼와 일왕의 아들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이곳을 찾아 묵념을 올렸습니다.
미군 위령공원과 현지 원주민 위령비에도 참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위령탑에는 공식 참배하지 않았습니다.
[김승백/사이판
한인회장 : 죽은 사람들이 일본인들 뿐이냐,무고한 사람들 끌고 와 죽게했으면 미안하다고
예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본측에 항의했습니다.)]
다만 현지 신문 등에 한국 교민들의 반발이 전해지자 일왕은 숙도로 돌아가는 도중 잠깐 들러 묵념만 했을 뿐입니다.
사이판은 천명 이상의 한국인 강제 징용자들이 숨진 곳입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인 생존자나 유가족들은 만나면서도, 과거 전쟁과 침략행위에 대한 사죄 발언은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왕 만세'를 부르며 아버지를 위해 죽은 사람들에 대한 추도 방문
아니냐는 시각마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왕의 위령 방문을 통해 일본이 오히려 전쟁 피해국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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