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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대로인 투명성...피해자는 언제나 약자

윤창현

입력 : 2005.06.17 08:05

김우중 회장의 사법처리가 본격화되면서 대우가 남긴 생채기들이 곳곳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 손실이 얼마니 하는 추상적인 그래프와 나열된 숫자들은 그렇다 치고 피해자들의 피맺힌 경험들을 들


김우중 회장의 사법처리가 본격화되면서 대우가 남긴 생채기들이 곳곳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가 경제 손실이 얼마니 하는 추상적인 그래프와 나열된 숫자들은 그렇다 치고 피해자들의 피맺힌 경험들을 들어보면 결국 이번에도 피해자들은 소액을 끌어다 투자한 개인들이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대우가 망하면 나라가 망할 거라는 믿음으로 퇴직금을 몽땅 털어 주식을 샀다 집까지 날린 투자자, 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빚더미에 올라앉고 결국 가정마저 파탄난 사람들..이런 사례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더 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바닥을 기고 있는 투명성 문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당시 많은 증권사들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은 대우사태가 가져올 파장을 미리 예견하고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었습니다. 대우사태가 벌어질 즈음을 전후해서 대우전자 주식의 93%가 개인 소액주주들의 지분이었다는 점은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조작된 회계장부와 무책임한 증권사들의 평가 리포트들만 믿고 대우의 미래를 믿었던 순진한 투자자들은 결국 자신의 미래를 망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떤 경고신호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당시 분위기상 그런 리포트를 낸다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고, 내더라도 내부에서 게이트키핑 당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여하튼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자신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그만큼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개인들이 떠안은 셈입니다.

대우사태는 이렇게 기업의 투명성 확보라는 과제를 남김과 동시에 금융시장의 투명성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남겼습니다.

그 뒤로 시장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 증권가에서 벌어진 웃지못할 사례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억대 연봉시대를 열고 한 때 증권가를 대표하는 에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한 증권사의 간부가 자기 부하직원들이 작성한 기업 관련 리포트가 시장에 공개되기 전에 미리 이용해 관련 기업 주식을 거래한 사례가 적발된 것입니다.

10억 넘는 연봉을 버는 사람이 고작 천 8백만원 시세차익 보려고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실소를 낳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일부 시가총액이 적은 코스닥 기업을 대상으로 리포트 하나 멋있게 써서 며칠 상한가를 기록하게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게 통설입니다. 실제로 올 연초에 코스닥 급등시에 이런 사례들이 빈발했고, 일부 에널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쓴 리포트를 배경으로 공중파 방송에서도 공공연히 그 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는 것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결국 기업에 대한 사전정보를 등에 업고 불공정한 게임을 하면 그 피해는 역시 순진한 투자자들 몫일 수 밖에 없습니다.

주식시장이 살아야 기업이 살고 , 경제가 산다지만 이런 식으로 저열한 시장 투명성과 관행들은 결국 투자자들을 쫓아내고 여윳돈을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부진한 지표 불구 상승기조 유지

Dow 10578.65 (+12.28p, +0.12%)
Nasdaq 2,089.15(+14.23p, +0.69%)
S&P500 1,210.96 (+4.38p, +0.36%)

뉴욕증시, 국제유가가 치솟았고, 경제지표도 안좋았지만 다우와 나스닥 모두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어제에 이어 에너지주와 금속주가 많이 오르며 12포인트, 0.12%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 주식이 강세를 이어가며 14포인트, 0.69% 올랐습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모아졌던 건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인데요, 미북동부 지역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이 지표가 2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또 올라 배럴당 57달러선에 근접하며 두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유공급이 문제가 아니라 정유시설의 정제능력도 한계라는 불안감이 유가를 끌어올렸습니다.실망스런 지표에 유가상승이라는 악재를 딛고 주가가 이렇게 오른 건 최근에 나온 미국경제 지표들이 물가안정 속에 탄탄한 성장세를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경기동향과 관련해 실망스러운 지표를 내놓으면 주식시장이나 달러화에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곤 했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제조업 지표가 나빴는데도 달러화는 유로화에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유로지역 경제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보다 훨씬 낮은 유럽의 기준금리가 유로화에 대한 매력을 감소시킨 요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는 소폭이나마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일본정부가 매달 내놓는 경제보고에서 경기부진에서 벗어났다고 밝히면서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정책기조를 바꾼 것이 엔화강세로 이어진 것입니다.


기관 장세 확연...공방 이어질 듯

종합주가지수 1,003.14 (+1.20p)
코스닥지수 490.22 (+3.76p)
원달러환율 1,014.20 (+2.00원)
국고채3년물 3.86%(-0.03)

주가가 이틀째 네 자리수를 지켰습니다. 지난 2월의 1000선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외국인이 상승의 주체에서 이번에는 기관투자자들이 상승의 주체로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종목별 차별화가 확연하게 진행되면서 하반기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 조짐이 분명해 지고 있습니다. 1,000선 안착을 위해서는 개인과 외국인의 동향에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 데 경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한 방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번 주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경기후행 지표들입니다. 이미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이는 데, 중요한 것은 회복추세이냐, 둔화추세이냐 하는 점입니다.

어제 발표된 지난 달 실업률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청년실업률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고용회복이 내수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다리는 놨다는 평가가 나올 만 합니다.

이외에도 유통업체 매출이 완만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점도 내수회복에는 도움이 될 지표입니다.
연초부터 제기된 수출둔화 우려가 어느 정도에 주가에 반영된 데다 최근 환율이 1010원선에서 안정을 보이고 있어 결국 단기적인 주가 흐름은 수출기업들의 2분기 실적 예상과 함께 내수회복 추세를 확인할 지표들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제조업체의 2분기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는 데, 이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예상이 있습니다. 기업 실적 부진이 현실화될 때는 한 차례 더 주가 흐름에 골이 파질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