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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10개는 너무하다!

이병희

입력 : 2005.06.01 07:44

요즘 교육관련 뉴스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첫 적용을 받는 고1 학생 쪽에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의 대학입시도 중요하겠지만, 오늘은 역시 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요즘 교육관련 뉴스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의 첫 적용을 받는 고1 학생 쪽에 관심이 집중돼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의 대학입시도 중요하겠지만, 오늘은 역시 새로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초등학생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지난달 서울시 교육청은 그동안 폐지됐었던 초등학교 학업 성취도 평가를 부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초등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시험이란 것이 없었는데, 8년 만에 지필고사가 다시 실시되는 것입니다. 학업 성취도 평가의 부활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학업 성취도 평가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국어와 수학, 사회, 과학 4과목을 치르는 시험입니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 중에는 이미 이 시험을 치른 학교도 있고, 아마도 다음 학기에는 거의 모든 학교들이 -서울시 교육청 조사결과 99%- 이 시험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학업 성취도 평가를 치르고 나면 과거와는 달리 각 과목별 성적이 보다 구체적으로 통보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실력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별로 좀 다르겠지만, ‘수우미양가’ 식의 단계형 평가나 점수를 직접 표기하는 ‘점수형’ 평가가 많이 채택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적이 구체적으로 통보된다는 데 대해 상당수 학부모님들은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의 성적표가 워낙 장점 위주로 죽--- 나열돼 있다 보니,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현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최고인 줄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게 믿고 싶으니까 생겨나는 일종의 ‘착시현상’ 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이 중학교로 진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받아오는 성적표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성적이 구체적으로 표기가 되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님들 사이에 과도한 경쟁이 생길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등학생 대상 학원을 취재해보니 학업 성취도 평가 발표 이전과 이후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가 취재를 갔던 학원은 초등학생이 3백 명 정도 다니는 학원이었는데, 지필고사를 실시한다는 발표 이후에 초등학생이 5백 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 목동이나 중계동, 대치동 등 이른바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목별 집단과외도 유행이라고 합니다. 또 시험을 보는 4과목을 패키지로 묶어서 ‘초등생 종합반’을 개설한 학원도 요즘 넘쳐나고 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만났는데, 일주일에 학원과 과외를 합쳐 10곳 정도를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학생이 그렇게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학원 7-8개 다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하루에 서너 곳씩, 일주일에 학원 15곳을 다니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를 마치면 각종 학원 차를 갈아타면서 학원들을 전전하는 일명 ‘다람쥐족 학생’ 들이 바로 여기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쟁’은 중요합니다. 특히 평가를 통한 바람직한 경쟁은 학생들의 학업능력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물론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과도한 경쟁, 필요 이상의 경쟁은 학생들을 지치게 하고 결국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학업 성취도 평가는 서술형, 논술형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암기 위주의 문제 보다는 창의성 위주의 좋은 문제를 많이 개발하고, 보급해서 학생과 학부모가 과도하게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교육 많이 시켜봤자 시험에서 별로 통하지 않더라’ 하는 인식을 갖게 하면 적어도 ‘과도한’ 사교육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