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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내부 조사문건 유출에 '홍역'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05.31 14:06

'자료관리 부실' 비난 불가피


감사원의 '유전감사' 관련 내부 조사문건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중 한명에게 유출된 것으로 31일 확인되면서 감사원이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조사문건 유출이 피감기관인 철도공사 관계자들의 '소행'으로 확인되긴 했지만 어쨌든 감사원으로서는 '자료관리 부실'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행담도 감사'와 관련해서도 중요 정보 사전누출로 이미 '홍역'을 치를대로 치른 터라 감사원은 이번 사건이 미칠 향후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이날 "김세호(金世浩) 전 건교부 차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왕영용 전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의 감사원 문답서를 찾아냈다"면서 "철도공사 감사실장과 감사관실 직원 2명이 감사원 조사기록을 빼돌려 김 전 차관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기밀자료가 외부에, 그것도 조사중인 사건의 핵심 관련자에게 유출된 것으로 '기밀유지'를 생명으로 하는 감사원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 한 것이다.

실제 감사원의 내부 조사문건이 외부에 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번 조사문건 유출이 허술한 자료관리 체계로 인해 이미 어느정도 예견됐다는데 있다.

검찰발표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월16일부터 3월18일까지 철도공사에 대한 감 사를 벌이면서 철도공사 측이 제공한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했으며, 감사원 직원은 감사를 마친 뒤 퇴근할때 모든 조사내용이 담긴 디스켓을 감사장 캐비닛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조사내용이 담긴 디스켓을 잠금장치가 있는 캐비닛에 보관했으나 철도공사 직원들이 마스터키로 캐비닛의 잠금장치를 열고 디스켓을 빼 낸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료관리 및 보안유지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나 절도행위 앞 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감사원의 해명이다.

하지만 철도공사 감사장이 서울역 철도공사 사무실에서 차려졌던 것처럼 통상적으로 '현장감사'가 피감기관의 회의실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감사원이 자료관리에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감기관이 감사장이나 내부 캐비닛의 열쇠를 감사원 감사반에 넘기기는 하지만 피감기관의 직원들이 마스터키를 갖고 있어 퇴근이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감사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문건 유출도 그 연장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이 피감기관의 컴퓨터를 빌려 쓰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자칫 조사자료를 피감기관의 컴퓨터 본체에 저장할 경우 나중에 그 조사자료를 삭제하더라도 추후 복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당시까지만 해도 직원들에게 노트북이 100%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종종 피감기관의 컴퓨터를 빌려 써 왔다"면서 "하지만 조사내용을 모두 디스켓에 저장하기 때문에 피감기관의 컴퓨터 본체를 통해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이번 조사문건 유출을 계기로 조사자료 보관, 기밀유지 등 보안 관련 전반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