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학부모까지 참여하는 교원평가제 도입을 두고 교육부와 교원단체 사이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당초 교육부는 다음달, 늦어도 7월부터는 전국에서 66개 학교를 선정해 교원평가 시범운영을 하기로 결정했었는데, 이미 그 계획은 물 건너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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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 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서로 볼 때, 제자가 선생님을 평가한다는 것은 그리 모양새가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부모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얼마 전 교육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학생과 학부모의 77%가 교사를 평가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한 거죠. 하지만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이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의 88%는 새로운 교원평가제를 도입한다 해도 수업의 질이 별로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똑같은 제도를 두고 이렇게 입장이 다르다니...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새롭게 도입될 교원평가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 그렇다면 현재 교사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평가라고 할 수 있는 ‘근무평정제도’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무평정제도는 크게 3가지 평가요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각 배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력점수 : 90점 2. 근무점수 : 80점 3. 연구성적 : 30점
총 200점 만점의 평가인데, 이 평가 점수는 주로 교감으로 승진할 때 자료로 사용됩니다. <경력점수>라는 것은 일정 기간 이상(25년 정도) 근무하면 거의 만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근무점수>는 학생 생활지도나 수업, 근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인데, 일선 학교에서는 교감 승진 대상자에게는 대부분 만점인 ‘수’를 주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연수성적>은 각종 자격과 연수에 참석하기만 하면 딸 수 있는 점수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근무평정제도라는 것이 교사가 학생들을 얼마나 잘 지도하고, 전문지식을 얼마나 향상시키느냐 보다는 승진이 되느냐, 마느냐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승진 대상자가 되기에는 한참 먼 젊은 교사들은 굳이 <근무점수>를 잘 받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근무점수>는 승진심사 이전 2년 동안의 점수만 반영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분명히 현재 교직 사회에도 ‘평가’라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만, 말씀 드린 대로 평가를 위한 평가, 있으나 마나한 평가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교사들도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보다 실질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교육부가 내놓은 ‘교원평가제’가 정답이라고 똑 부러지게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교육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교장과 교감, 교사,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가 다함께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학부모와 학생이 참여하게 되면 소위 인기몰이식의 공정치 못한 평가가 이뤄진다는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 이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예를 들어 학부모, 학생 평가를 교사 개개인의 참고 자료로만 활용할 것이냐, 아니면 공식 점수로 산정해서 인사나 급여에 반영하느냐 등은 차후 논의를 통해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교사들의 신분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봐도, 안정성 면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정년이 될 때까지 일 할 수 있고, 급여도 비슷한 경력을 가진 교사들끼리는 거의 비슷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열정적인 마음, 그 초심을 유지하고 계신 선생님들도 물론 계시겠지만, 굳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별 다를 것이 없는 구조 속에서는 초심을 유지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선생님이란 어떤 선생님을 말하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좋은 선생님들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더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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