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기지사 밝혀
<손학규 경기지사가 청와대 신문고에 글 올려>
존경하는 노 무 현 대통령님 !
안녕하십니까? 경기도지사 손학규 입니다.
저는 지난 5월 23일부터 3일간 일본에서 첨단외국기업 유치활동을 마치고 오늘 막 돌아왔습니다. 100여개사의 CEO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갖고, 6개 기업은 개별적으로 만나 7천만불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새롭게 만들어 질 수 있는 일자리는 대략 500여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친 끈질긴 협상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기술강국으로 만들어 줄 첨단외국기업을 유치한 기쁨은 잠시이고 일자리 하나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5월 17일 국무회의에서 산집법 시행령이 외투기업에 한해 부분적으로 개정되어 3M이 내일(26일) 예정대로 착공하게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외국기업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고, 첨단외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끌어 들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나, 외국 첨단기업의 유치만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룩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10만불 정도 투자하면 일자리 하나가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20만불 정도가 투자되어야 일자리 하나가 만들어 질 정도로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의 자본집약도가 높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외국첨단기업을 보다 많이 유치해 오기 위해서는 국내대기업들의 활발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 경기도가 투자를 유치한 대부분의 첨단부품기업은 삼성과 LG, 현대자동차 에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들어오는 기업들입니다.
결국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의 키를 국내 첨단대기업의 투자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파주 LG-필립스 협력기업 4개사가 파주에 3조5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국내 첨단대기업은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수도권내에 공장을 새로 지을 수 없도록 한 규제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이 받고 있는 역차별은 차치하고라도, LG-필립스의 정상적 운영마저 어렵지 않을까 염려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덕전자는 반월시화단지에 900억원, 동양기전은 남동공단에 5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정부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 6개사의 투자가 실현된다면, 직접고용 1만개, 간접고용 1만개를 합하면 2만여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하나를 얻기 위해 1천장의 이력서를 제출한다는 우리 청년들의 서글픈 현실을 생각하면, 가슴을 치고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수도권에 입지를 규제하여 그 기업이 지방으로 갈 수만 있다면 수도권 규제 정책의 합리성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상대로 글로벌 경쟁을 벌여야 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도권입지가 안되면 아예 투자를 포기하거나 외국으로 빠져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입니다.
정부는 행정도시·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된 후에나 국내첨단대기업의 수도권 입지 규제를 풀어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초를 다투는 첨단기업이 투자시기를 놓치는 것은 회복할 수 없는 추락을 의미합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삼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잘나가던 소니가 삼성에게 추월당한 것도 투자 적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기업이 곧 나라’인 시대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활기찬 투자를 통해 세계일류기업이 될 때 우리나라 역시 세계일류국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도권에 입지할 수밖에 없는 첨단기업에 대해서는 국내외 기업을 불문하고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루속히 길을 열어 주어야 합니다.
수도권 첨단기업에 대한 투자 허용은 경기도만 잘살게 하는 일이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의 푸른 신호등을 켜는 일입니다. 국내기업 투자에 대한 역차별적 규제는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엔진을 꺼버리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어 버리는 정책 분위기야말로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2.7%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핵심적인 요인이기도 합니다. 국내기업에게 특혜는 주지 못할망정 역차별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최소한 외국기업과 똑같은 경쟁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27조는 시급히 개정되어야만 합니다.
정부는 지난 5월 11일 ‘국내 첨단대기업에 대해서 수도권내 신증설을 허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고, ‘5월 20일 이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만, 막상 5월 20일 열린 4차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는 이를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기업들이 장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은 새로운 투자를 고려하였던 국내 첨단기업들에게 기업할 의욕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 68.8%가 국내 첨단대기업의 수도권내 신·증설허용이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경기도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모든 업종의 투자를 허용하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산업자원부의 대분류 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체 업종은 473개이고, 그 중에 첨단업종으로 분류되는 것은 110개 업종에 달합니다. 이 110개 첨단업종 중에서도 우리 경기도가 국내기업의 투자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업종은 경기도가 아니면 외국으로 가버릴 수밖에 없는 25개 정도입니다. 이는 외국기업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업종수이기도 합니다.
경기도에서 생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경기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세금을 내고,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기업이 만드는 제품은 ‘Made in 경기도’가 아니라 'Made in Korea'인 것입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여와 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쪼록 국내첨단대기업의 수도권 신·증설을 즉각 허용해 주셔서 기업과 국민들에게 경제재도약의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어 주시고, 오늘도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우리 젊은이들의 눈물을 닦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을 동북아의 경제허브로, 경기도를 첨단지식산업의 메카로 만들어주시겠다는 대통령님의 약속이 하루속히 실현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5. 5. 25
경기도지사 손 학 규 드림
* 이 글은 대통령님께 이메일로 보내드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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