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주미대사의 위장전입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농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부인과 자녀, 어머니까지 위장전입을 해 농지 구입 자격을 얻었다는 겁니다. 가장 최근의 일은 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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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주미대사의 위장전입 사실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농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부인과 자녀, 어머니까지
위장전입을 해 농지 구입 자격을 얻었다는 겁니다. 가장 최근의 일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별장을 구입할 때의 일입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숨진 것이 2001년 3월이고 사망 100일 정도만에 역시 숨진 정몽헌 회장 측에서 구입 의사가 있느냐고 물어왔으며 처음 집을 본 지 1주일만에 거래가 끝났다고 하니 실질적인 구입은 대략 2001년 6월에서 7월 경에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 농지 취득하려면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받아야 그런데 별장은 약 3만 평인데 그 가운데 2천 평이 농지인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합니다. 아마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려다 이런 사실을 알아겠지요. 농지라면 특별한 취득 절차가 필요합니다. 농지법에 따라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야 되거든요. 언론 보도를 보면 홍 대사가 어머니를 이 땅으로 위장전입을 시킨 것은 2001년 12월이라고 합니다. 등기이전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2002년 4월이라고 하고요. 정확한 날짜는 나와있지 않네요. 제가 직접 확인해보지 못해서 말이죠... 결국 홍 대사의 말을 중심으로 구성을 해 보면 홍 대사는 "계약서도 없이 1주일 이내에 대금을 모두 지불해 달라"는 조건에 따라 집을 본 지 일주일만에 덥썩 대금을 지급했고 이후 행정 절차를 진행하는 도중에 농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위장전입 등의 과정을 거쳐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 홍대사, "어머니 위장전입 시켰다" 시인 물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는군요. 당시는 중앙일보 회장일 때이니 고민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중앙일보도 다른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공직자들의 위장전입 등을 통한 땅 투기에 대한 보도를 해왔을 것이고 가까운 기억을 되살려 보아도 최근 일련의 고위공직자 낙마 과정에서도 중앙일보가 위장전입 문제를 보도하지 않았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대사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앙일보 회장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래저래 홍대사는 물론이고 중앙일보로서는 난감한 일이군요. 청와대는 이런 위장전입 문제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미대사로서의 직무 수행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군요. 알고도 대사로 보냈다는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하여간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치적인 평가는 다른 분들에게 맡기고요, 저는 법조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법률적인 평가에 대해서 조금 생각을 해 봤습니다. 위장전입에 의한 농지 취득이 법률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농지법 제6조는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상속을 받는 경우 등이 예외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속의 경우에도 1만 평방미터, 즉 약 3천 평 정도까지만 소유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농지를 살 때는 농지를 살 자격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증명, 즉 농지취득자격증명을 관할 시장이나 군수로부터 발급 받아야 합니다. 아마 홍 대사도 어머니 명의로 별장 부지 안의 농지에 대한 취득자격증명을 받았을 겁니다. ■ 농지법 위반, "3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 벌금형" 그런데 농지법 제61조에서는 이러한 소유제한을 위반하여 농지를 취득하기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범죄인지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형이 규정된 다른 범죄를 살펴보면 '피의사실 공표죄', '알선수뢰', '법정 또는 국회 회의장 모독', '범인 은닉', '업무상 실화' 등입니다. 물론 자격정지가 병과되거나 벌금 액수가 약간씩 차이가 있죠. 대체로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는 범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행정벌로 가는 것도 아닌, 국가가 형벌로 다스릴 정도로 엄하게 금지하는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농지법에는 포상금 규정도 있습니다. 이런 위장전입에 의한 농지의 불법 취득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도록 되어 있고 현재 농지법 시행령에서는 이 경우에 대한 포상금을 1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주민등록법 위반입니다. 주민등록법 제21조는 주민등록과 관련해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홍대사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 위장전입 통한 주민등록법 위반도 '3년 이하 징역' 그렇다면 홍대사의 경우 농지법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두 개의 죄를 범한 셈이 되고 이를 형법에서는 경합범이라고 부릅니다. 경합범 가운데 같은 종류의 형일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형의 2분의 1을 가중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경우는 두 개의 죄의 법정형이 같기 때문에 최대 형량은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천5백만원이 되는군요. 마지막으로 생각해볼 부분은 과연 처벌할 수 있는 시효가 남아 있느냐는 겁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는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등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3년이 경과함으로써 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3년이 지나면 처벌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럼 홍대사의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이 2005년 4월 16일이니까 홍대사의 농지법 또는 주민등록법 위반이 2002년 4월 17일 이후에 이루어졌을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합니다. 먼저 홍대사 어머니의 주소를 옮겨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시기는 2001년 12월이라고 하니 시효가 이미 만료되었군요. 남은 것은 농지법 위반 부분인데 이 부분은 조금 판단이 어렵습니다. 2002년 4월에 등기이전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는데 농지법이 처벌하는 것은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는 것이고 그것이 얼마나 시차를 두고 이루어진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통상 등기이전 보다 최소한 수일은 빨랐을 것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서 홍대사가 2001년 12월에 어머니를 위장전입시킨 뒤에 2002년 4월 16일 이전에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면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 있습니다. 처벌이 가능하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입건과 조사 및 기소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을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 처벌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이라도 하려면 할 수 있고 또 사정 당국에서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농지법 위반 시효 완성됐는지는 따져볼 필요 있어 청와대의 해명은 어떤가요. 청와대 대변인은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법 위반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지요. 청와대 민정, 사정 라인에서 검증을 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혹시 시효가 남아있는지 파악을 해서 조치를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솔직히 주미대사라고 하는 자리는 최근 낙마한 장관들의 경우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생각이 됩니다. 다른 나라와의 관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부임은 했는데 어쩔래" 하는 식은 곤란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더구나 "우리는 다 알고 있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대목은 더 그렇습니다. 몰랐던 일반 국민들만 바보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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