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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다 주고 神의 품으로

신병식

입력 : 2005.04.09 08:14

‘영원한 이별을 아쉬워하듯’ 바티칸에선 하루 종일 세찬 바람이 멈추지 않았다.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 인류는 슬픔과 눈물로, 때론 축복의 박수로 그를 신의 품으로 떠나보냈다. 8일 오전


‘영원한 이별을 아쉬워하듯’ 바티칸에선 하루 종일 세찬 바람이 멈추지 않았다.

종교와 국경을 초월한 전 세계 인류는 슬픔과 눈물로, 때론 축복의 박수로 그를 신의 품으로 떠나보냈다. 8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8일 오후 5시).

교황청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400여만 명의 추모객 속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가 2시간 40분 동안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장례식은 교황의 시신을 담은 관이 성가대의 진혼미사곡 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미사를 집전한 교황청 신앙교리 성성(聖省) 수장인 독일 출신 요제프 라칭거(77) 추기경은 “교황은 마지막 순간까지 인류를 대신해 짐을 짊어졌다”고 추모했다.

이어 교황의 시신은 ‘인 파라디숨’(‘천국에서’라는 뜻)이라는 성가가 울리는 가운데 ‘죽음의 문’을 통해 성 베드로 성당 지하묘지로 옮겨져 영면을 취했다.

이날 교황의 장례식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200여 명의 국가 정상급 인사와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고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인구가 TV와 대형스크린을 통해 장례식 장면을 시청했다.

전세계 11억 가톨릭 신자들 또한 기도로 그를 보냈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전 세계 정치 종교 지도자와 추모객 400여만 명은 경건한 마음으로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국가정상급 인사 200여 명도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 등도 참석했다.

400여만 명에 이르는 평신도 추모객 규모도 단일 장례식으로는 사상 최대.


전시대비물자계획 내년 폐기…美서 작년 통보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한국에 비축 중인 전쟁예비물자(WRSA)의 유지에 관한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고 1년 전에 한국 국방부에 통보한 사실이 8일 밝혀졌다.

WRSA의 약 99%는 전시 대비 탄약으로 만일 미국이 이를 반출할 경우 한국의 전쟁 수행 능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이 이 같은 미국의 방침을 통보받고 1년간 공개하지 않은 것이 한미 군사협력 관계의 이상기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주한미군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은 조영길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2006년 12월까지 WRSA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한국이 안보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도 될 만큼 경제력이 커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WRSA의 가치는 약 5조∼8조 원 규모로 한국은 매년 방위비분담금을 통해 약 600억∼700억 원을 관리비로 지불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WRSA 프로그램 폐기는 최근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과는 무관하며, 미국이 WRSA의 구매를 한국에 요구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도 “WRSA에 포함된 탄약 종류는 국내 생산이 가능하고 대부분 20년이 넘은 구형이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WRSA 탄약을 제외한 한국군의 전시 탄약은 10일분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를 불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미국은 지난해 주한미군의 전술지휘통제(C4I) 체계의 현대화 비용을 부담키로 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한국이 부담해 달라며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대신 110억 달러를 투입하는 전력 증강을 약속한 상황에서 WRSA 프로그램을 폐기하려는 것에 대한 의문도 있다.


청와대 방향 선회…油田의혹 파문 검찰수사 의뢰 검토

청와대가 8일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 사업을 둘러싼 의혹을 검찰 수사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현안점검회의에서 “감사원의 조사에 한계가 있다면 즉시 검찰에 조사를 의뢰해 의혹을 해소하고 책임 관계를 철저히 규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김만수 대변인이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는 “감사원의 수사 의뢰가 있으면 우선적으로 자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관망하던 청와대가 검찰 수사 쪽으로 급선회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의혹을 해소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이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최근 몇 차례에 걸쳐 이 의원에게 이 사건 연루 여부를 확인했고, 이 의원이 “결백하다”고 밝혔음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압수수색이나 민간인에 대한 강제 조사권이 없어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의혹 해소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1999년 ‘옷 로비 의혹사건’ 등에서 보듯 정치권 관련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를 통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예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北, 산불진화 소방헬기 DMZ 진입 허용… 南측 2대 투입

8일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DMZ) 남측 지역에 민간헬기가 들어가 산불 진화작업을 벌였다.

민간헬기가 비행금지구역을 넘어 DMZ 안으로 진입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부터 20분간에 걸쳐 산림청 소속 소방헬기 2대가 군사분계선(MDL) 남측 DMZ 내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헬기들은 각각 10t가량의 물을 화재현장에 뿌린 뒤 곧바로 남측으로 복귀했다.

이에 앞서 남측은 강원 고성지역의 DMZ에서 일어난 산불이 설악산 지역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 유엔군 사령부를 통해 이날 오전 소방헬기의 진입을 요청한다는 전화통지문을 보냈고 오후 1시 반경 북측으로부터 남측의 요청을 수락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진화장비의 접근이 불가능했던 DMZ 지역의 화재를 조기에 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 개편 연내 힘들 듯

미국이 9월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편안을 결론짓자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일본의 주장에 7일(현지시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엔 전체 예산의 22%를 떠맡고 있는 미국이 반대하면 유엔에서 되는 일이 거의 없다.

게다가 한국과 함께 일본의 안보리 진출에 반대하는 중국도 미국편을 들고 나섰다.

다수의 유엔 외교관들은 안보리 개편안을 회원국 전체의 합의로 채택할 경우 9월은 물론 연내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륙별.국가별 이해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의 시린 타히르 켈리 유엔개혁 담당 특보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인위적인 시한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광범위한 합의에 바탕을 두고 일을 진척시켜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켈리 특보는 또 "안보리가 지금보다 효율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개선된다면 그 개편안에 찬성하겠다"며 "앞으로 안보리 개혁과 관련된 모든 제안은 효율성이란 잣대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효율성'을 강조한 대목에 대해 유엔 주변에서는 상임이사국 확대에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