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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곳 마다 아픔이 없는 곳이 없겠지만 한 마을 71집 가운데 무려 41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이 있습니다. 불길이 꺼진지 하루가 지났지만, 마을 주민들은 아직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불에 타버린 빈 집터 뿐입니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마을 전체 61가구의 70%가 넘는 41가구가 이번 불에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불이 꺼진 지 하루가 지났지만 이렇게 형체도
없이 폭삭 주저앉은 집터 위에서는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폭격을 맞은 듯 뭐하나 건질 것 없는 집 주위에 삼삼오오 모여 서성이는 주민들은 그저 앞날이 막막할 뿐입니다.
어제 오후 일단 불이 꺼졌다고 해 안심하는 순간 갑자기 불길이 덮쳤습니다.
주민들은 몸만 겨우 빠져 나왔습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 70년 넘게 살아온 김남시 할아버지는 어제 상황이 전쟁보다 더 참혹했다며 몸을 떨었습니다.
[김남시/용호리 주민
: 전쟁때도 안 탔는데 이번에 이렇게 하나도 없이 모두 탔으니까 어떻게 해 볼 생각도
없고 마음이 막막하고...]
특히 이 마을은 강릉 김씨와 인동 장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집성촌이어서 친척들이 한꺼번에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습니다.
[장성회/용호리
주민 : 이 집은 우리 큰아버지 댁이고, ,저 밑의 집은 작은아버지 댁이고 여기는
우리 집이고...]
당장 갈 곳이 없는 주민들은 마을 회관에 모였지만 놀란 가슴에 아직 밥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식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아직 안 했어요. 우선 급한 건 집이 문제지.]
화마가 휩쓸고 간 용호리 마을 주민들에게는 이제 힘겨운 삶과 싸워야 하는 또 한차례의 전쟁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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