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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영어교사 배치 논란

이병희

입력 : 2005.03.29 09:06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 관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가 550개, 중학교가 360여개 정도 되니까, 거의 천명 가까운 원어민 영어교사가 학교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우선 올해에는 100명의 원어


서울시 교육청이 서울 관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가 550개, 중학교가 360여개 정도 되니까, 거의 천명 가까운 원어민 영어교사가 학교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교육청은 우선 올해에는 100명의 원어민 교사를 선발, 배치하고, 오는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940여명을 뽑기로 했습니다.


현재도 원어민 영어교사를 자체적으로 선발해 활용하고 있는 학교들이 있기는 합니다. 초등학교는 36개 학교, 중학교는 9개 학교 정도로 극소수인데, 이들 학교들 대부분은 강남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예산이 풍부한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이 관내 학교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거죠.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교육 혜택 달라지는, 이른바 ‘교육 불평등’의 사례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교육당국이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가능하면 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제도가 전반적으로 시행되려면 아직 몇 년 시간이 남아있지만, 몇 가지 걱정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재정적인 문제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올해 선발하기로 한 원어민 교사 100명을 4개월 동안 활용하는데 약 100억 원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한 달 월급이 200만원 안팎이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집을 임대해 줘야 하기 때문에 그 정도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오는 2009년 천명 가까운 원어민 교사를 운용하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들텐데.... (교육청에서는 아직 그 규모를 추산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그 비용을 교육청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두 번째는 원어민 교사의 자질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자질을 갖춘 강사를 뽑아야 할 텐데, 과연 그렇게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뽑으면서 적당한 자질을 갖춘 원어민 교사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질 높은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청이 자격조건 자체를 높인다면, 그런 높은 자격을 가진 원어민 교사들이 한꺼번에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보장은 사실 없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일단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 모르는) 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걸 맞는 야심찬 계획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지만,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하지 못한다면 괜히 의욕만 앞서다가 영어교육을 후퇴시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