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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노숙자로 전락한 탈북자들

남승모

입력 : 2005.03.0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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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은 탈북자들이 우리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행정조치 때문에 노숙자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 지 남승모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기자>

탈북 당시 미혼 여성이었던 김모씨.

한국행 브로커들의 성상납 요구에 유부남인 동료 탈북자를 남편이라고 속여 위기를 넘겼습니다.

하지만 외려 남편으로 내세웠던 사람 때문에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탈북자 :  한 남자와 부부 행세를 하게 됐어요. 그래야만 브로커들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신까지 하며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왔지만 김씨를 기다린 건 노숙자 생활.

정부가 두 사람을 부부로 간주해 김씨에겐 거처할 곳조차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항변했지만 되돌아 온 건 모욕 뿐이었습니다.

[오히려 나보고 왜 임신을 했냐고, 목이 막혀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밖에 선택할 수 없었던 내 입장은 생각해 보지 않느냐...]

13살 연상의 여인과 함께 탈북한 박모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어쩔수 없이 같이 지낸 게 화근이었습니다.

부부로 묶여 혼삿길은 막히고 집 없이 떠돌아야 했습니다.

[탈북자 : 자살하려고 손도 몇 번 잘라보고 약도 먹을 생각하고... 3년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부부가 아닌데도 사실상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현행법상 탈북자들은 처분을 받은 지 60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돼 있습니다.

[박기성/변호사 : 하나원 교육기간만도 90일인데 이의제기 기간을 60일로 제한한 것은 국내 사정에 어두운 탈북자들에게 사실상 이의신청 기회를 박탈한 것과 같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동문/통일부 정착지원과장 : (60일) 기간과 상관없이 통일부의 처분에 문제가 있을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의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소송은 불가능한 얘깁니다.

[이해영/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 돈이 어딨어서 정부와 법적 싸움을 합니까.]

탈북자들의 현실을 고려한 보다 탄력적인 제도 운용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