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헌재 부총리가 물러났습니다. 청와대의 재신임과 엄호사격에도 불구하고 들끓는 국민정서와 거센 반발 속에 또 한번 불명예스런 퇴진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번 파문의 결말이 이런 수순으로 갈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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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헌재 부총리가 물러났습니다. 청와대의 재신임과 엄호사격에도
불구하고 들끓는 국민정서와 거센 반발 속에 또 한번 불명예스런 퇴진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번 파문의 결말이 이런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헌재 부총리가 IMF 이후 한국경제의 리모델링 과정에서 행했던
역할들은 사실 지금 한국경제의 뼈대를 구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동성 위기 속에 외국자본 유치에 사활을 걸던 국민의 정부 시절 이
부총리는 과감한 기업구조조정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습니다. 시장의 투명성은 높아졌고, 이른 바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워진
시장 환경은 국가 신인도 회복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줬습니다. 또
참여정부의 두번째 경제 부총리로 임명된 뒤엔 한국 경제의 정체성 논란의
한 가운데 뛰어들어 참여정부 내에서는 보기드문 '성장론자'를 자처하면서
외로운 투사로 비춰지기까지 하면서 재계와 보수언론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스스로가 높여 놓은 한국 경제의 투명성에 발목을
잡힌 셈이 됐습니다. 과거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부동산
투자를 통한 거액의 부 창출은 는 IMF 이후 허리띠를 졸라야 했던 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벽이 돼 버렸고, 이후의 명쾌하지
못한 해명과 3.1절 골프같은 부적절한 처신은 한가닥 남은 '신뢰'를
거두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습니다. 이 부총리의 사퇴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요구받는 관료들의 도덕성이
어떤 수준에 와 있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투명성의
요구를 충족시키느냐의 문제는 이제 한 사람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정책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 때도 별 탈 없이 견뎌냈던 우리 경제가 부총리 한 사람의
진퇴로 흔들릴 만큼 중앙통제적이지도 않고, 허약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후임인선을 서두르고 이후의 정책방향을 명확히 하는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금융시장의 적은 충격이라도 완충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유가상승은 중국과 미국의 계속되는 원유수요가 1차적 원인이고
여기에 투기적 성향의 헤지펀드가 가세한 것이어서 쉽사리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특히 미국 정유회사 엑슨 모빌이 제너럴
일렉트릭을 제치고 주식시장 시가총액 1위로 떠오른 것은 이번 유가상승이
지난해와 달리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미국의 지난달 새 일자리수가 발표됐는 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촉발할 만큼 많이 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 달러가 급락했었습니다.
어제 증시의 출발은 기분좋았습니다. 한 때 1020포인트를 넘기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오후들어 이헌재 부총리의 사퇴소식이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한 때 1,0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루 장 중의 등락폭이 20포인트를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됐지만
결국 1007포인트 선까지 낙폭을 만회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시장에서는 이헌재 부총리의 사퇴가 악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그 파장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제도 사실은 8주 연속 주가가 올랐다는 부담이 있었고 오는 목요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면서 조정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헌재 부총리의 사퇴소식은 조정에 좋은 빌미를 제공해
준 것입니다. 울고 싶은 데 뺨 때려 준 것이죠. 다만 어제 일시적으로 1,0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도 500선 아래로
밀리면서 당분간 1000~1020선을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어제 이헌재 쇼크의 와중에 프로그램
물량에 대거 쏟아지면서 오히려 옵션 만기일 당일의 물량 부담을 상당히
덜어서 목요일의 트리플 위칭데이의 주가 변동폭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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