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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노숙자 "봉사생활로 새로운 삶 개척"

조지현

입력 : 2005.02.13 19:52|수정 : 2005.02.1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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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계속되는 불황으로 노숙자들이 새 삶을 찾으려고 해도 쉽지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12년간의 노숙생활을 접고 봉사로 새 삶을 열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기획에서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늦은 밤, 서울 영등포의 허름한 식당 앞. 배고픈 노숙자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이들 사이로 12년 노숙 경력의 원조 노숙자 대부의 얼굴이 보입니다.

올해 50살인 박영수씨. 7달 전까지만해도 그는 노숙자였습니다.

지난 93년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뜨고 사업이 줄줄이 망하면서, 박씨의 방황은 시작됩니다.

[박영수 :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제재소 말아먹었죠, 이삿짐센터 훌러덩 말아먹었죠.]

삶의 희망을 잃은 박씨를 세상과 연결해준 유일한 끈은 무료급식 봉사자들이었습니다.

박씨는 12년동안의 노숙생활을 접고 지난해 봉사단체의 식구가 됐습니다.

[박희돈/목사 : 총무로 임명을 해서 살림을 다 맡기고 있어요.]

일반 식당에 취직했다면 돈을 벌 수 있겠지만, 돈 욕심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숙소도 급식소에 딸린 쪽방으로 정했습니다.

[박영수 : 바람막이가 있고, 옆에서 시끄러운 소리 안들려서 좋고.]

노숙 12년만에 세상을 향해 맘을 연 박영수씨, 이젠 베풀면서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박영수 : 아직 몸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 몸이 아프지 않는 한 계속 해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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