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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물이 신비의 온천수로 '둔갑'

김정윤

입력 : 2005.02.11 19:52|수정 : 2005.02.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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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신비의 탄산수를 쓴다는 광고에 가족과 함께 찾아간 온천탕이 더러운 개울물이었다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 관할시청은 법적 하자도 없고 관리할 의무도 없다며 모른 체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로 김정윤 기자가 고발하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한 대형 목욕탕.

신비의 탄산수라는 광고를 믿고 주말이면 하루 수백명씩 찾는 곳입니다.

목욕탕 옆을 흐르는 개울입니다.

콘크리트 맨홀이 묻혀 있고 그 안에는 부유물이 둥둥 떠 있는 보기에도 지저분한 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

연결된 관을 따라가봤습니다.

관은 목욕탕 물을 공급하는 물탱크로 이어집니다.

중간에 있는 모터는 살짝 가려 놓았습니다.

개울에서 퍼낸 물은 이런 관을 따라 약 5백여 미터를 온 다음에 온천수 저장 탱크로 막바로 들어갑니다.

목욕탕에서 일했던 안 모씨는 목욕탕이 이 물을 그대로 쓴다고 주장합니다.

[안 모씨/전 목욕탕 근무자 : 내가 도저히 안 되겠다 이야기 했죠. 그랬더니 탕 속에 들어가면 괜찮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탕 속에 들어가면 괜찮다?) 예, 물 색깔이, 타일 깔고 그랬으니까 괜찮다 이거지 그 사람들은...]

목욕탕 측은 처음에는 사실을 부인합니다.

[목욕탕 관리자 : (이 물은 어디서 온 거예요?) 지하수 파서 온 거죠. (저 물은요?) 그것도 마찬가지죠. (저희가 확인을 해봤는데?) 아,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하지만 취재결과를 들이대자 잘못을 시인합니다.

[(저 물이 어디서 온 거예요?) 저 개울에서 온 거죠. (온천에서 개울물 쓰셔도 돼요?) 요새 물이 좀 달리니까, 그러니까... (물 수질이 많이 더럽던데요?) 중간에 침전이 되면 정수가 되죠. 워낙 가뭄이 들어서 그러니까...]

얼마 전까지 이 목욕탕에서 일하던 오 모씨는 물에 탄 약품 때문에 피부병까지 앓았다고 주장합니다.

[오 모씨/전 목욕탕 근무자 : 몸이 좀 따갑고 근질근질하더라고요. 조금 이상해서, 그때부터 탕 속에는 안 들어가고 앉아서 샤워만 하고 나왔거든요.]

관할 포천시청은 관리 의무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포천시청 담당 공무원 : 정기적으로 하라는 규정은 없어요.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수질 개선을 정기적으로 연 1회 이상 하라는 게 없고...]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오늘(11일)도 거창한 광고만 믿고 목욕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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