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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엔 못가지만

김정윤

입력 : 2005.02.08 21:02|수정 : 2005.02.08 21:02

외국인 노동자들, 설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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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고향이 그야말로 2억만리에 떨어져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설은 집과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즐거운 날인가 봅니다.

이들이 벌인 설맞이 축제를 김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국,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중국.

아시아 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설맞이 축제를 열었습니다.

제 나라의 끼도 뽐내보랴, 한국의 제기도 차 보랴,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고향의 음식에 그리움은 더해집니다.

[와산타/스리랑카 노동자 : (어디 밥이에요?) 우리나라 스리랑카에서 고향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만들어요. (맛있어요?) 예. 맛있어요.]

고향 음식을 맛보니 쓰나미로 쓰러져 간 고향 사람들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사만타/스리랑카 노동자 : 전에는 설날되면 친구들 만나서 술 한잔 하고 재미있게 놀았는데, 이번엔 다 마음 아파요.]

'노말헥산'에 중독돼 하반신이 마비된 태국 여성 노동자 8명도 병원에서 오늘(8일) 첫 외출을 나왔습니다.

[로샤나/'노말헥산' 중독 태국 노동자 : 다리 좋아. 내 생각 좋아. 언제 (완치될 지) 몰라요.]

전화선 너머 고향집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땐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경기도 광주의 노동자들은 오늘 난생 처음 눈썰매도 타봤습니다.

[목띠/방글라데시 노동자 : 계속 일하고 일하니까 이런 재미있는 날이 별로 없잖아요. 처음 나와서 너무 좋아요.]

우리 민족의 최대의 명절 설, 피부색은 다르지만 같은 땅에서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도 설은 정겨운 명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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