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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주면 그만?"

심영구

입력 : 2005.02.04 19:51|수정 : 2005.02.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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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전봇대에 올라가 통신선 교체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숨졌습니다. 일을 시킨 용역업체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지만 하청을 줬을 뿐 책임질 일이 없다는 대기업 KT의 수수방관도 결코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신길동의 한 아파트 단지.

어제(3일) 오후 4시 반쯤 KT의 하청업체 직원인 48살 차 모씨는 이 아파트 옆 전봇대에 올라가 통신선 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 안전띠가 갑자기 끊어지면서 차씨는 7미터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차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세 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차씨는 작업에 필요한 전기기사 자격증이 없는 자재를 운반하는 운전기사였습니다.

[유족 : 자격증 없이 올라갔습니다. 아무도 안 올라가니까 일은 해야 되겠고.]

안전교육은 고사하고 안전모 같은 기초적인 안전장치도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시 KT 직원이 현장에 있었지만 자격증이 없는 차씨가 전봇대에 올라가는 걸 보고만 있었습니다.

KT는 해당업체에 하청을 줬을 뿐 책임질 문제는 없다고 발뺌입니다.

[KT 관계자 : 우리 회사에서 공사하는 분의 자격까지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확인하긴 힘든 거니까요.]

자격이 없어도 위험한 작업을 시켰던 용역회사, 하청만 주면 그만이라는 대기업이 함께 만들어낸 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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