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불황 없는 성인오락실

권영인

입력 : 2005.01.25 19:48|수정 : 2005.01.25 19:48

동영상

<8뉴스>

<앵커>

식사시간에도 음식점은 썰렁한데 바로 옆 성인 오락실은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불황의 그늘 속에 불어닥친 한탕주의 바람을 따라 성인 오락실들이 비온 뒤 죽순처럼 늘어가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의 한 성인 오락실.

평일 오후지만 벌써부터 오락기 수십 대가 쉴새없이 돌아갑니다.

한 두시간에 수 십만원을 잃는 것은 흔한 일.

[보통 한 10-20만원은 써봐야 알지.]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앉을 자리 하나 없이 초만원입니다.

영등포역 주변에만 밤을 밝히고 성업 중인 오락실이 50여곳.

그 수도 몇 달새 급증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주변 상인들은 그저 씁쓸하기만 합니다.

[주변 상인 : 장사가 정말 안돼요. 저 밑 식당은 한 팀도 못받을 때가 있는데, 저기는 잘되나 봐요.]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 불황에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아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성인오락실의 경우 승률을 조작하는 불법 오락기가 많아 돈을 잃기 십상입니다.

게다가 이용자들 대다수가 서민들이어서 잃은 돈을 만회하려다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 모씨/3년간 7천만원 탕진 : 한번 잃기 시작하니까 본전 생각도 나고, 두번째는 갈데도 없고...제가 생각할 때는 마약입니다. 빠져들게 되면. ]

성인 오락실은 원칙적으로 환전이 허용되지 않지만 교묘하게 상품권을 환전해줘 경찰 단속도 실효를 거두기 힘듭니다.

[종로경찰서 담당 경찰관 : 단속이 상당히 어렵죠. 법망을 막 피해가려고 하고, 우리가 가면 환전같은 것도 숨어버리고 하기 때문에.]

지난해 성인오락실 등으로 빠져나간 돈은 모두 4조원으로 추산됩니다.

당국의 방치속에 불황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유혹해 주머니를 터는 성인오락실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