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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책 읽어주는 천사

이정은

입력 : 2005.01.18 19:50|수정 : 2005.01.1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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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때로는 눈이 되고 때로는 손과 발이 돼서 10년이 넘게 시각장애인들의 어둠을 밝혀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테마기획에서, 이정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시각장애인을 위해 책을 녹음해서 들려주는 54살 정화순씨.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레 읽어내려갑니다.

벌써 14년째.

지금까지 소설책을 위주로 녹음한 테이프가 어느새 천개를 넘었습니다.

[정화순/독서녹음 자원봉사자 : 힘든 일은 할 수 없고, 몸이 안 좋아서.. 녹음을 할까 해서 오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하다보니 세월이 그렇게 갔네요.]

정씨는 학교 말고도 시각장애인들의 공동생활공간을 일주일에 두세차례씩 찾습니다.

이곳의 시각장애인들은 녹음된 책 내용을 듣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즐겁습니다.

[나근숙/시각장애인 : 7-8시간 듣고, 적게 들을 때는 서너시간도 들어요. 좋죠, 서유기라든지 좋은 것 많이 있어요.]

정씨는 이들에게 책만 읽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식사준비와 설거지, 길안내 및 이들의 손과 발이 되는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나종선/그룹홈 재활교사 : 제가 교육받으러 어디 갈 때 부탁드리면 항상 오시고 도와주시고, 믿음직스럽고 고마우신 분이죠.]

장애 이웃들과 자신의 건강을 함께 나누는 일, 우리 사회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정화순/독서녹음 봉사자: 녹음도 하고, 형제님들도 보고 즐겁고 소풍오는 마음으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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