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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 <2>

이병희

입력 : 2005.01.17 08:13

대학 진학 교육열은 최고, 하지만 대학교육은 방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교육열에 비해서 대학교육에 대한 관심은 너무 부족합니다. 거의 방치돼 있


대학 진학 교육열은 최고, 하지만 대학교육은 방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열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교육열에 비해서 대학교육에 대한 관심은 너무 부족합니다. 거의 방치돼 있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학령인구 당 86% 정도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데 비해서, 대학교육 예산은 전체 교육예산의 14%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예산은 (7년 전) 수치가 40%가 넘고, 일본도 22.5%, 영국은 19% 정도입니다.

대학생 1인당 투자하는 교육비도 많이 모자랍니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1인당 교육비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1/3 에서 1/4 수준이고, 평균치 국가들의 절반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입학, 졸업한 학생의 머릿수에 치우쳐 있다는 게 이런 수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뭔가를 제대로 집어넣어야, 제대로 된 것이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기력한 대학생들

이렇게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여건이 열악한데, 게다가 우리 대학생들은 다른 나라 대학생들에 비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는 편입니다. 지난해 KAIST 총장으로 취임한 노벨상 수상자 러플린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에너지를 너무 일찍 소진한 탓인지 대학에서 무기력해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 몰라도 졸업장은 척척

취재를 위해 방학 중인 대학 도서관을 가 봤는데, 많은 학생들이 고시공부와 영어시험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졸업을 하기 위해 최소한 들어야 하는 전공과목 학점도 학부제로 바뀌면서 70학점 정도에서 36학점 정도로 거의 절반이 줄어들었고, 외국처럼 전공과목 한 과목을 이수하려면 관련 서적을 최소한 6-7권 정도 읽어야하는 분위기도 아니다보니 학생들은 졸업하는데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느슨한 학사관리가 이뤄지다보니 학생들은 졸업할 때 ‘00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기는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공에 대해서 잘 모르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학 4년 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친 학생이라면 적어도 관련 전공에 대한 논문을 완성시킬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는 자신의 전공과는 전혀 다른 업무를 맡을 수 있겠지만,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논문 한 편 쓸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있다면, 다른 어떤 일이라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우리 대학의 틀(제도, 정책, 시스템)과 그 속의 내용물(학생)이 모두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원동력은 제대로 작동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