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해 지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고향의 참변 소식에 속이 새카맣게 탈 지경입니다. 통신이 두절돼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9년 전 스리랑카를 떠나 한국으로 온 렐리마레씨.
남부 해안 고향 마을이
폐허가 돼 TV에 비치자 충격에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렐리마레/스리랑카
노동자
: 처음에는 사실이 아니길 바랬어요. 사실이 알고 난 뒤에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해안가에 사는 가족과 연락이 두절된 남미크씨는 특히 귀여워했던 여동생 생각에
사흘째 뜬 눈으로 밤을 지했습니다.
[남미크
/스키랑카 노동자 : 다 됐어요. 마음이 아파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는 모두 2만여명.
2천여명 정도가 이번 해일의 피해자 가족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불법체류자여서 고향에 갈 수도, 공개적으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할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보다못한 동료들이 부족한 살림에도 치약이며 이불이며 성탄절에 받은 선물들을 이들을 위해 모두 내놨습니다.
[랄/스리랑카 노동자 : 없어진 그 마을 옛날처럼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지원단체들도 의료진과 구호품을 보내고, 동남아 대사관들도 지원을 호소하고 있지만 피해범위가 넓은데다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어 피해지역 출신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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