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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되기 싫다" 80대 할아버지, 아내 살해 뒤 음독

장세만

입력 : 2004.12.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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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고령화 사회의 그늘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혹한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며 80대 할아버지가 아내를 숨지게 한 뒤 음독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심층취재, 장세만 기자입니다.

<기자>

여든살 이 모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어제(14일) 저녁 6시 반 쯤.

곁에서는 남편 85살 이 모 할아버지가 극약을 먹고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곁에는 "우리 두 사람은 아무 것도 못 하고 부모 역할도 못 해 가야 할 것 같다"며 "섭섭하지만 용서해 달라"고 쓰여진 유서가 놓여 있었습니다.

두 노인은 자식들을 위해 장례비 2백만원이 든 봉투까지 남겼습니다.

[이웃 주민 : (할머니는) 항상 밝게 정정하셨어요. 얼마 전에는 제주도 다녀오신다고...]

지난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흔두 살 허 모 할아버지 부부도 마찬가지.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모씨/유가족 :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가 약 드시고 연로하시니까, 어느 순간 일이 날지 모르니까 걱정이었죠.]

노인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문제입니다.

400만명이 넘는 고령자 가운데 70% 이상이 자식에게 부양을 전적으로 의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없습니다.

대부분 자식을 키우는 데 평생을 바쳤지만 아무런 노후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조모 할머니 : 하루종일 누었다 앉았다 그래요. 소일거리가 없어요.]

경제 자립도가 낮다보니 노년층의 빈곤층 비율이 전체 국민에 비해 3배나 높습니다.

특히 최근 경제난이 장기화되면서 소득이 없는 노년층의 고통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경욱 교수/가톨릭대 성모병원  : 경제가 나빠지면서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고통 받다보니 이들에 의존하고 있는 부모들이 노인성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급속한 속도로 이뤄진 고령화 사회 진입.

노후 보장을 위한 안전판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