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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꽃의 시인' 김춘수씨 지다

이정은

입력 : 2004.11.2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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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꽃'의 시인으로 유명한 우리 시단의 원로 김춘수 시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생애와시 세계를 돌아봤습니다.

테마기획 이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지난 넉달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투병해 온 병실.

병상 머리맡에는 독자들이 쾌유를 빌며 보내 온 그의 작품과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경남 통영 출신인 김춘수 시인은 1948년 첫 시집 '구름과 장미'를 낸 데 이어 '꽃의 소묘',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등 스물다섯권의 시집을 남겼습니다.

대표작인 '꽃'은 최근 실시된 '시인들의 좋아하는 애송시'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조영서/시인 : 하나도 꼽을 수 없습니다. 그 분은 시에 대해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시에 대해서 긍지가 있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시에 담으면서 사상과 관념으로부터 자유롭기 원했던 김춘수 시인.

5공 출범 초기 정치에 참여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는 인생의 아이러니"였다고 훗날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올 초 60년 문학세계를 정리한 김춘수 전집을 펴냈고 지난 11일에는 소월시문학상 상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습니다.

[김영희/장녀 : 오빠 같고 친구 같고, 아버지시니까 자상하시고 따뜻한 분이셨어요.]

평생을 꽃과 인간의 실존을 노래한 그는 여든두 살의 나이로 하늘의 꽃밭을 향한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