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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지리산 산사태, '갈라지고 무너지고'

박수택

입력 : 2004.10.10 19:56|수정 : 2004.10.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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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우리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계속되는 산사태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한반도 기후변화 속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기 때문인데 '산세'가 망가지면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박수택 기자입니다.

<기자>

백두대간 줄기가 남도 한가운데서 휘돌아 우뚝 뭉쳐오른 지리산, 푸른 정수리 곳곳이 길고 허옇게 패여나갔습니다.

여기는 천왕봉입니다.

저 아래 봉우리는 해발 1875미터의 중봉인데, 북서쪽 비탈에만 2군데, V자 모양으로 길게 산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돌과 흙이 더 흘러내리지 않도록 헬기까지 동원해 응급 복구공사가 한창입니다.

지난 10여년 사이 지리산 사태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녹색연합 조사로 확인된 것만 29곳입니다.

수십 미터에서 길게는 4백미터가 넘습니다.

지리산 북동부 천왕봉 주변에 27곳이 몰려 있습니다.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이 해발 1500미터 이상 높은 산마루에 걸려 많은 비를 쏟아낸 것이 첫째 원인으로 꼽힙니다.

[정원옥/국립공원 지리산 사무소 : 토층과 암반 사이에 강우가 스며듦으로 해 가지고 토층과 암반이 분리되면서 상층부에 있는 토층이 하류로 쓸려내려가는, 그런 현상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 한반도에 아열대성 기후가 잦아지면서 많은 비를 뿌리고 있고, 식생대는 온대 식생대를 유지하면서 균형이 깨지는 가운데 이런 대규모 산사태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문비,구상,주목 같은 고산 침엽수림을 비롯해 보전가치 높은 숲 지대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백승민/서울 수서동 : 자연적이긴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지라산이 망가지는 걸 보고있는 거니까요. 안타깝기도 하고,아쉽기도 하고..]

바뀌기 시작한 지리산 경관을 면밀히 관찰하고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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