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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의 대장간, 대장장이

임상범

입력 : 2004.09.27 19:47|수정 : 2004.09.2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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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라진 옛 모습을 더듬어보는 시간, 오늘은 시골 대장간입니다. 시뻘건 화덕 옆에서 50년간 을 한결같이 쇳덩이와 씨름해 온 예순의 대장장이를 임상범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추석을 앞두고 읍내 장터에 5일장이 섰습니다.

줄지어 선 좌판들 사이에 세 평 남짓 조그만 대장간이 있습니다.

올해 예순인 모무회씨, 홍성땅 마지막 대장장입니다.

벌겋게 달구어진 쇳덩이는 재빨리 벼려야 제 모양이 나는 법.

아내도 힘겨운 망치질을 거듭니다.

쇠의 강도와 성질을 조절하는 담금질은 오랜 경험에서 얻은 그만의 비법입니다.

야무진 솜씨에 수십년 단골도 많습니다.

[멧돌 암나사 하나 만들어 줘. (뭐에 쓰시려구요?) 부두해먹고 송편도 해 먹을려구요.]

철물점에도 구할 수 없는 옛 물건도 이 곳에선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돌저귀요. 문에 박는 거. 장에는 없어요. 다른데 없는 거 여기서 물어 보면 있어요.]

쇠와 불을 벗삼아 살아 온 50년 세월.

열살 때, 대장장이였던 아버지 어깨 너머로 배운 일이 천직이 되어 버렸습니다.

70년대 새마을 운동 바람을 타고 한 때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루에 한 박스 만들어도 다 팔려 나가고 그랬는데 요즘은 중국산 밀려와서 아무것도 안돼요.]

시대에 밀려 대장장이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나 모씨는 화덕을 떠날 수 없습니다.

[여기 홍성에도 5, 6군데 있었는데 다 없어졌고 나 죽으면 끝나지 뭐. (언제까지 하실 거예요?) 죽을 때 까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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