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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시장 불경기에 "고향 못가고 한숨"

박정무

입력 : 2004.09.23 19:54|수정 : 2004.09.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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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닷새나 되는 이번 추석 연휴.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긴 연휴가 반가울 리없습니다.

박정무 기자입니다.

<기자>

성남의 한 인력시장.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쌀쌀한 새벽거리를 메운 이들은 당장 오늘 하루가 걱정입니다.

[힘들어요. 어제 일하다 밤새도록 앓아 누웠어요. 어떡해? 먹고 살라고 나와야지. 누가 돈 줘?]

3백여명이 매일같이 나오지만 경기 불황으로 일을 배정받는 사람은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영 없어요. 작년의 한 1/10도 없어요. 밥 먹기도 힘들어요.]

남은 일자리 상당수도 값싼 임금의 외국인 불법 체류 노동자들에게 빼앗겨 한숨은 더욱 깊어집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지 무지하게 많지. 웬만한데 아파트 현장은 거의 다야.]

이 때문에 닷새 앞으로 다가온 올 추석은이들에겐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못 내려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왜요?) 일단 차비가 없으니까.]

[추석이 돌아오면 더 괴롭죠. 자식들한테 신발이라도 한켤레 사줘야 되는데 돈은 안 나오지. 일은 없지.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게 추석이에요.]

아침 여섯시, 운좋게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은 일터로 떠났지만 오늘도 허탕친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식구들의 기대마저 꺾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이라도 좀 편하게 해주려고 일하고 들어왔다고 얘기를 하는 거지, 거짓말로. 끝나는 시간 맞춰서 들어가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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