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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50대 "이제는 청년이다"

조정

입력 : 2004.09.16 19:51|수정 : 2004.09.1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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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하늘의 명을 안다는 50대, 이젠 인생의 저물녘이 아니라 여생이 3분의 1 넘게 남아있는 한창 일할 나이가 돼야합니다.

고령화 위기의 활로를 찾는 SBS의 미래한국 리포트, 오늘(16일)은 세번째 순서로 조정 기자입니다.

<기자>

파리 북쪽 노르망디에 위치한 르노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중간중간에 머리가 희끗한 중년들이 눈에 띕니다.

이 공장은 나이 든 50대 근로자를 정리해고하는 대신 작업환경 개선을 통해 적절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작업대를 기울여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하고, 바닥에 고무매트를 깔아서 관절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베르그송/르노 직원,50세 : 고령자들은 재배치를 통해 덜 힘든 곳에서 일하도록 배려해 줍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프랑스에서는 50대를 '퇴출대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더 활용해야 할 '노동력'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네서/르노자동차 기술담당 : 50대는 신입사원들에 실전을 가르칠 수 있고, 경험과 노하우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다릅니다.

고용안정센터를 찾은 57살 김모씨는 IMF 직후 명예퇴직했습니다.

두 자녀가 출가하지 않아 앞으로 큰돈 들 일이 많지만 7년째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모씨/실직자,57세 : 시켜주면 일 하지요. 나이 먹었다고 안 시켜 주니까 그렇지..]

우리나라의 경우 55세 이상의 60%가 무직이며, 그나마 일하는 사람도 단순노무직 아니면 소규모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50대 근로자를 기피하는 이유는 호봉제에 따른 고임금 때문입니다.

호봉제를 보완할 직무급제, 즉 일한 만큼 받는 제도를 도입해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 주면서 50대에게 일할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프랑소와/국제노동기구 고용국장 : 고령층이 차별받아서는 안됩니다. 신체적, 정신적 능력에 맞는 일을 주어야 합니다.]

이와함께 50대 스스로도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몸값을 높여야 합니다.

일본의 실직자들은 구직센터보다 재취업 학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는 도쿄 재취업 기술학원들은 매년 70%가 넘는 재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히라오 다카오/재취업 학원장 : 고령자를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앞으로 일본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지금의 50세는 지난 1970년의 41세와 같습니다.

이들이 활약해야 막대한 국가적 재정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황혼기에 접어든 50대가 소외받지 않고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고령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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