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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학부모들로부터 왕따 당하는 초등학교

김태훈

입력 : 2004.09.10 19:56|수정 : 2004.09.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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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바로 옆 초등학교인데 한쪽은 텅텅비고 한쪽은 콩나물 시루입니다. 서민 아파트 아이들이다니는 학교에 자녀를 보낼 수 없다는 중산층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생각 탓입니다. 아이들 마음에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평촌 신도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의 손길이 닿은 지 오래 된 빈 교실이 눈에 띕니다.

운동장이 북적거리기 마련인 점심시간인데도 이 학교의 운동장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이 학교의 학생수는 408명.

지난 92년 개교 당시 2천여명에 비하면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다른 초등학교.

전교생이 2천여명으로 하굣길이 시장통 같습니다.

불과 5분 거리밖에 안되는 두 학교 학생 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아파트 단지간 빈부 격차 때문입니다.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소형 평수 아파트 단지 옆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지 않으려는 학부모들이 이사를 떠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학부모 : 신도시 형성을 처음에 할 때 평수 때문인 거 같아요. 애들의 자부심에 방해가 됩니다.]

서민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큽니다.

[초등학생 : (어느 학교가 좋아요?) 저기요. (왜요?) 저기가 반도 많고, 운동장도 넓어서요.]

10년 이상 별 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교육 당국은 올초에서야 방과 후 특활 제공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학생 수는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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