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테마]두 손가락으로 따낸 박사학위

심영구

입력 : 2004.08.25 19:58

동영상

<8뉴스>

<앵커>

루게릭 병, 정신은 말짱한데 온몸이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되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 절망을딛고 겨우 움직이는 두 손가락으로 박사학위를 따낸 이원규 씨의 희망일기,

테마기획에서 심영구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휠체어에 의지한 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원규 씨.

그간의 고통은 날려버리고 환하게 웃어봅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였던 6년 전 봄, 갑자기 발음이 되지 않아 병원을 찾았던 이씨는 루게릭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운동신경세포가 줄어들면서 온몸이 마비되고 죽음에 이른다는 희귀병.

발병 원인도, 치료법도 없는 불치병이었기에 충격이 컸습니다.

[이희엽/부인 : 대성통곡했죠. 깜깜하더라고요. 우선 약이 없고 치료법이 없다는 그...]

절망도 잠시, 이씨는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교사생활을 하면서도 이듬해 석사과정을 마쳤고 박사과정에도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1년 전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돼 학교는 휴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신이 마비돼 가는 속에서도 이씨는 발로 책장을 넘기며 참고서적을 읽었고 감각이 남은 두 손가락만으로 논문을 써나갔습니다.

[이원규/성균관대 문학박사 : 5분이나 10분이면 되는 것을 화상키보드를 사용하니까 2시간, 3시간 걸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이런 역경 속에서 이씨는 또, 루게릭병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다른 환자들의 아픔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절망을 모르는 이씨 부부에게 루게릭병은 이제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인 이씨는 남편이 언젠가는 병을 이길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희엽/부인 : 계속 줄기세포 연구하잖아요. 좋은 소식 있으리라 생각하고 확신하고...]

[이원규/성균관대 문학박사 : 개인적으로는 책을 좀 많이 써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