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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독립유공자와 유족 초청 오찬 인사말

정승민

입력 : 2004.08.25 15:16

"좌익 독립운동 일부러 묻어둔 측면있어"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독립유공자와 유족등 1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사 가운데 좌우대립의 비극적인 역사때문에 일부러 알면서 묻어두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은 노대통령의 인사말 전문입니다.

"나라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서 직접 헌신하신 독립유공자 여러분, 유족 여러분 대단히 반갑다. 이렇게 모셔놓고 인사드리고 말씀 듣고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만 해도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다.

조금 전 김 회장께서 몇 가지 국가 시혜 사례를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고맙다는 말씀 하시고 저에게 치하를 해주셨습니다마는 저는 부담스럽다. 작은 일 몇 가지가 제 공로로 칭찬받으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많은 일에 대한 책임도 제게 돌아오는 것 같아 걱정된다. 우리 국가와 사회가 해 놓은 일은 너무 적고 남은 일은 아직도 많은 것 같다. 마음은 바쁘고 한편 무겁다. 열심히 해보겠다.

지난 광복절에 몇 분 유공자, 유족에 대해 포상을 했다. 그래도 아직 1만명이 되지 않는다. 프랑스 같은 나라는 불과 4, 5년 기간 동안 30만명이 정부로부터 레지스탕스로 공식 인정받고 포상을 다 받았다. 그런데 우리는 36년, 의병 시기까지 따지면 50~60년이 훌쩍 넘는 침탈의 역사를 겪어왔는데 아직 1만명 밖에 포상 못했다는 것이 부끄럽다.

독립운동사도 아직 제대로 발굴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도 남은 큰 숙제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정성을 기울이지 않아 발굴하지 못한 묻혀진 역사도 있다. 그런 역사를 열심히 발굴하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좌우 대립의 비극적인 역사 때문에 독립운동사 한 쪽은 일부러 알면서도 묻어두고 있는 측면이 있다. 저는 지금 우리 체제 속에서 과거 독립운동 시기 선열들이 가졌던 이념과 사상이 어떤 평가를 받던 간에 역사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있는 사실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남은 과제들이 있다. 내년이 광복 60돌이다. 60돌이 다 되도록 아직도 공로를 찾아서 포상을 계속하고 있고, 포상마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유공자 여러분과 후손 여러분께 참으로 미안한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마음먹고 챙겨서 역사적 사실을 다 발굴하고 공로가 있던 분들, 특별히 희생 헌신하신 분들에게 반드시 포상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포상 대상이 아니더라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서 공식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차를 가하겠다.

감사하다. 여러분들이 경험했듯 어느 정권이든 정권은 유한하다. 대통령 임기도 정해져 있다. 이와 같은 일은 고귀하고 소중한 일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거역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것을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생각할 수 있는 국가적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지 지속적으로 역사를 찾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 계속될 수 있다. 임기 동안 그 토대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더 할 얘기가 있으나 여러분 말씀 듣고, 필요한 것은 마무리에서 하겠다. 모처럼 만나서 좋은 말씀하시고 유익하고 기쁜 자리가 되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