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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보람 찬 황혼

최희진

입력 : 2004.07.3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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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젊은이도 그렇지만 노인들은 더욱이 일자리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일 속에서 보람을 느끼며 활기차게 살아가는 노인을 테마기획에서

최희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6개월째 지하철 택배 일을 하고 있는 71살 유준형 할아버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잔병 치레와 무력감에 시달리다 다시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유준형(71): 완전히 하는 일이 없다가 지속적으로 하려니까 그게 그렇게 고통스러워요.]

아침에 출근할 곳이 생기고 직장 동료들도 다시 사귀게 됐습니다.

[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거 아니야.]

[그래 땀을 좀 빼야 건강에도 좋고.]

유 할버지가 일을 나갈 차례입니다.

[오더나왔는데요, 광장 직물부 1259호 좀 가세요.]

광장 시장에서 영등포 시장까지 옷감을 전해주는 일, 불볕 더위에 집을 찾다보면 비오듯 땀이 흐르기 일쑤입니다.

[안녕하세요. 택배왔는데요. (전화해서 위치 물어보시고요.) 아 그러니까 여기서는 모르고 거기가서 물어보라고요?]

할아버지가 이렇게 버는 돈은 한달에 30만원 정도. 돈보다는 10년쯤 젊어진 듯한 지금의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오로지 나 하나 몸, 집사람하고 사는날까지 건강하게 산다는 것 이게 얼마나 바람직하고 보람된 일인지 몰라요.]

초등학교 교사와 학원원장까지 지낸 오희석 할머니도 같은 이유로 택배 일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72살,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은 없지만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일터를 찾았습니다.

[오희석(72): 자신을 위해서 일하는 거예요. 남을 위해 하는거 아니에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그러니까 늙었다고 아이 우리 일할 거 없어 이러고 주저앉지 말고.]

일하면서 흘리는 땀방울 속에 작은 행복이 보석처럼 숨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