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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 휠체어나 유모차는 올라갈 수만 있고 내려올 수는 없게 돼있는 육교, 무려
55억원짜리랍니다. 장애인의 눈높이로 보지 않은 탁상행정의 전형입니다.
기동취재 박정무 기잡니다.
<기자>
다음달 중순 완공 예정인 서울 서초동의 한 육교.
지체장애인 47살 최광훈씨가 길을 건너기 위해 이 육교 경사로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반대쪽에 다다른 최씨는 곤혹한 표정을 짓습니다.
진입로가 모두 계단으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최광훈/지체장애인
: 올라오는 거 있고요, 내려오는 경사는 전혀 없습니다. 건너편에도 내려가는 경사로가
없습니다.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오지는 말라는 얘깁니까?]
결국 최씨는 다시 육교를 내려와 한참 떨어진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야만 했습니다.
당황스럽기는 유모차를 몰고 가는 한 주부도 마찬가지.
이리 저리 애를 써보다 결국 포기하고 유모차를 돌립니다.
이 육교는 군인공제회가 초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서초구청에 기부한 것입니다.
예술적인 육교를 만들겠다며 무려 55억이나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설계와는 달리 경사로를 육교의 한쪽에만 설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렇다보니 육교의 이용은 장애인들에는 그림의 떡인 셈입니다.
또 육교에 설치된 경사로도 이렇게 폭이 좁고 기울기가 급해서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박종태/장애인
권익지킴 : 한쪽에는 경사로를 만들고 한쪽에는 계단을 만들어서 장애인들이 전혀
이용할 수 없구요. 저는 구색만 맞춰놓은 전시행정의 표본입니다.]
관리감독을 해야하는 구청측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습니다.
[고태규/서초구청
도시정비과장 : 장애자분들의 통행이 불편한 데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부지가 확보되는 대로 빠른 시일내로 경사로를 확보하겠습니다.]
55억원이나 들여 겉은 번지르 하지만 사회적 소수를 위한 배려는 전혀 없는 예술 육교.
[저희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없는 어설픈 도움을 준다고 한다면 차라리 눈에 안보이거나 안 만드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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