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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증오'가 불러온 연쇄 살인

권영인 기자

입력 : 2004.07.18 20:03|수정 : 2004.07.18 20:03


<8뉴스>

<앵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이번 사건. 개인의 불행에 대한 분노를 사회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로풀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살인동기는 뭔지,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신을 버렸던 여성들에 대한 분노와 부유층을 향한 증오.

유영철씨가 19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동기였습니다.

지난 2002년 5월, 안마사였던 부인으로부터 이혼을 당한 유씨는 지난 해 11월 또 다시 안마사로 일하는 김 모 여인을 만나 청혼까지 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유씨가 전과자에 이혼남이라는 사실을 안 김여인이 절교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후 유 씨는 여성들에 대해 극단적인 분노를 갖게 됐고, 자신을 버렸던 여성들과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연쇄 살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허준영 / 서울지방경찰청장: 성격적으로 여성혐오증이 커져서 전화방, 출장마사지 등에 종사하는 부녀자를 연쇄 살해하게 됐습니다. ]

유씨는 또 자신의 불행이 부유층 때문이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홀어머니 아래서 가난하게 자란데다, 7년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는 동안 부자들이 자기 몫을 빼앗아간다는 증오심을 키웠습니다.

지난해 9월 교도소를 출소한 지 13일만에 서울 신사동 노부부를 살인하기 시작해 이후 석달 동안 부유층 노인 8명을 연쇄 살인했습니다.

[피의자/유영철 : 이 일을 계기로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부유층도 각성했으면 합니다.]

[김정훈/분당제생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 강력한 과거의 불안이나 고통스런 기억을 살인 행위를 통해 해리시킴으로써 강박증이나 왜곡된 성취감, 성적 도착 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상상조차 힘든 끔찍한 연쇄살인 ]

희대의 살인범 유 씨의 잔인했던 범행 뒤에는 왜곡된 증오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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