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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구하려던 초등생 숨져

전주-하원호

입력 : 2004.07.16 19:55|수정 : 2004.07.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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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 초등학생이 물에 빠진 후배를 구하고 탈진해 숨졌습니다. 살신성인이라는 말뜻을 알까 싶은 철부지의 진정한 살신성인이었습니다.

전주방송 하원호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 3명은 오늘(16일) 오후 1시쯤 마을 근처 공사장을 찾았습니다.

공사장에 생긴 물웅덩이에서 수영을 하다가 갑자기 11살 이 모군과 김 모군이 허우적거리기 시작했고 12살 송모 군이 이들을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이모 군/초등학생 4년 : 여기가 원래 저기까지는 안 깊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들어오면서 깊어졌어요.]

가까스로 물에서 빠져나온 아이들은 근처에 있던 농부에게 구조 요청을 했고, 인공호흡을 시도했지만 송 군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들이 수영을 했던 곳은 농업기반공사가 용수관을 묻기 위해 파놓은 웅덩이로 최근 내린 비로 어른 목까지 물이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한 안전펜스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농업기반공사 관계자 : 산 속이고, (주변에)인가도 없고, 거기까지는 깊이 생각을 못했죠.
이런 사고까지는...]

송군은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늘 친구를 돕는데 앞장섰던 학생이어서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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