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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운전도 힘든데..."버스기사들 피로 가중

심영구

입력 : 2004.07.14 20:04|수정 : 2004.07.1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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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서울의 새 교통체계, 버스기사들이 몸으로 느끼는 업무의 강도는 어떨까요.

버스기사의 고된 하루를 심영구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도봉구에 있는 한 버스회사.

교통개편 이후 신설된 130번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130번 버스는 도봉구에서 동대문구와 광진구를 지나 강동구를 돌아오는 경로로 1회에 약 50킬로미터를 운행합니다.

이제 열흘 남짓 이 버스를 운전한 양재완 씨.

노선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오늘(14일) 첫 운행에서 요금 단말기가 말썽을 피웠습니다.

[양재완/버스운전기사 :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이래서 아주 미치겠어요. 다시 한번이요.]

한눈으로는 단말기 오작동을 챙기고 다른 한눈으로는 전방을 주시해야 합니다.

[양재완/버스운전기사 : 운행을 하면서 하니까 위험부담이 많죠, 아무래도.]

노선 안내나 교통체계에 대해 불평하는 승객들을 달래는 일도 전부 양씨의 몫입니다.

[승객 : 돈은 돈대로 올려받으면서 사람이라도 편하게 해야지. 버스비 올려가면서 불편하게 만들어.]

[양재완/버스운전기사 : 아주머니께서는 이해하시지만 여기 오는데 다른 분들은 난리예요.]

요금을 현금으로 내는 승객들에게는 거스름 돈을 내주고, 그 내역을 일일이 입력합니다.

[양재완/버스운전기사 : 힘들죠. 솔직히. 운전하랴, 손님 요금 내주랴, 영수증 발급하랴...]

이런 사정은 아랑곳 없이 하루 150킬로미터 이상을 운행하라고 요구하는 서울시와 회사의 재촉이 못마땅 하기만 합니다.

[양재완/버스운전자 : 짜증도 나고 본의 아니게 목소리 높아지고 손님들은 왜 짜증내냐고 그러고...]

하지만 불평만 하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중앙전용차로를 달리는 동안은 차가 잘 빠지는 맛에 그나마 위안을 얻습니다.

잠시도 긴장을 놓지 않고 노선을 한바퀴 돌아 차고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3시간 10분.

시행 초기 4시간 가까이 걸리던 운행시간에 비하면 많이 빨라졌습니다.

이제야 한 차례 일을 마친 양씨에게 주어진 휴식시간은 고작 20분.

이 시간 안에 차를 정리하고, 저녁식사를 마친 뒤 또 운전대를 잡아야 합니다.

운전기사들의 계속되는 긴장과 누적된 피로로 자칫 대형 사고 같은 부작용을 낳는건 아닌지 되돌아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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