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가 살아나려면 돈이 밖에서 들어와야 하는데 외국인의국내 투자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투자하기 힘든 나라라는 한 외국 기업의 볼멘소리를
강선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충남 아산에 있는 다국적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입니다.
새로운 제품 생산을 위해 하루빨리 공장을 증설해야 하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청 공무원들과 씨름하길 무려 아홉
달,
결국 도지사까지 나서 인허가를 도왔지만 계획했던 내년초 생산 개시는 물 건너갔고 증설 규모도 줄일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담당 공무원 :
자료에 대한 보완이라든가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 공장을 짓는데 아홉 달이 걸렸지만, 한국에서는 1/5
규모를 짓는데 1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이 회사 사장은 아시아 여러 나라에 투자해 봤지만 한국처럼 어려운 나라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 :
아직도 우리나라가 외국인이 볼 때는 기업하기 매우 어려운 나라라는 그러한 인식을 아직도
우리가 불식시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창업을 하려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환경영향 평가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행정절차가 12단계나 됩니다.
미국은 다섯
단계, 싱가포르는 일곱 단계에 불과합니다.
[김종석/홍익대 교수 :
경제성장이 기술 혁신에 의해 영향을 받고 기술혁신이 다시 그 나라 경제에 얼마나 경쟁적이고
개방돼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은 경제학계에서는 대체로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중요한 결론입니다.]
지난 2000년 127억달러였던 공장 설립형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43억달러로 줄었고, 올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합니다.
창업과 투자 등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구호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지
못할 경우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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