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인은 절박한 처지에서도 납치범들을 필사적으로 설득했습니다.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보려는 안간힘이었습니다.
이어서 김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신상에 대한 심문이 끝난 뒤 김씨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습니다.
[고
김선일씨 : 나는 미군에 물건을 배달하고 판매하지만 미국과 미군, 부시 대통령을 싫어한다.
]
미군 납품 업체에 근무하는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는지 미군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큰 몸동작을 곁들여 적극 설명합니다.
[고
김선일씨 : (미군들은 총을 들이대고) 어디서 왔나. 직업이 뭐지 등의 질문을 했다. 온 몸을 뒤졌다.
조심하라고 계속 경고했다. ]
그러면서 이라크 사람들에 대한 평소 애정을 강조했습니다.
[고
김선일씨 : 나는 이라크인들을 좋아한다. 이라크인들은 정말 친절하다. 바그다드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돈까지 줬습니다.]
단지 살기 위해 지어낸 말이 아니라는 그의 한마디는 당시 김선일씨의 간절한 심정을 보여줍니다.
[고
김선일씨 : 진심이다. 속임수가 아니다.]
최악의 상황은 막아보려 납치범들을 끝까지 설득한 김선일씨.
이미 선과 악의 한계를 넘어선 납치범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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