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박한 시간에 협상다운 협상도 못해
<8뉴스>
<앵커>
정부는 오늘(23일) 피랍 경위와 구명 노력의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촉박한 시간에
역부족이었다지만 사실 협상다운 협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성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의 주된 교섭 창구는 이슬람 고위 성직자 협회와 이라크 임시정부 등이었습니다.
특히 이슬람 고위 성직자 협회와는 납치사실 확인 뒤 세차례나 접촉해 무장단체를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반면 김씨를 납치한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단체와 직접적인 협상은 없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습니다.
[신봉길/외교통상부
대변인
: 협회들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무장단체와 직접 접촉한 사실은 없습니다.]
정부는 백방으로 뛰었지만 간접창구를 통한 외교적 노력만으로 김씨를 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더구나 현지 대사관측이 오락가락하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진술에 의존하면서 오히려 혼선이 빚어졌습니다.
또 민간 경호업체까지 직접 협상에 나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등 협상이 중구난방 진행되면서 정부의 주도적인 협상능력을 의심케 했습니다.
어젯밤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외교부 관계자들은 협상시한이 연장됐다는 현지언론 보도에 솔깃해 낙관론으로 기우는 등 정보력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김선일씨의 피랍 사실이 알려진 지난 21일 정부가 즉각 파병 원칙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도 협상의 여지를 좁혔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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