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제 물건 살 때는 속 부품까지 확인해야 할 모양입니다. 주요 부품이 중고인
냉온수기가 겉만 새 것으로 포장돼서 신제품으로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정형택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서울 상계동의 한 냉온수기 보관 창고.
아직 포장도 채 뜯지 않은 냉온수기 30여대가 늘어서 있습니다.
모두 올해 새로 나온 제품들입니다.
그런데 냉온수기 덮개를 열어보면 뜯겨진 상표와 페인트를 덧칠한 냉각기가 보입니다.
냉각기는 생수를 냉수로 만드는 냉온수기의 핵심 부품입니다.
그러나 이 냉온수기들에 들어있는 냉각기들은 모두 이미 사용된 적이 있는 중고품들입니다.
냉온수기 겉면에는 제품 생산 연도가 2004년으로 돼있지만, 냉각기의 생산 연도는 2000년 혹은 2002년으로 돼있습니다.
[강모
씨/냉온수기
도매업자 : 새 제품으로 샀는데 나중에 이것이 중고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답답하죠.
표현할 수가 없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신형 냉각기의 가격이 4만원인데 비해, 이같은 중고 냉각기 가격은 5천원에서 만원에 불과합니다.
냉온수기 생산업체 측은 제품의 겉포장만 새로 만들고 안의 부품은 중고를 넣어 조립한 채 새 제품인 것처럼 팔아오면서 4배에서 8배에 달하는 부품값 차액을 챙겨온 것입니다.
이런 냉온수기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분통이 터질 따름입니다.
[박규자/냉온수기
구입 소비자 : 속이 많이 상하죠.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가지고 장난쳤다는게
많이 속이 상하고, 특히 아이들이 마시니까 혹시나 싶어서...]
생산 업체 사장은 비용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잘못을 인정합니다.
[냉온수기
생산업체 사장 : 저희들이, 영세한 업체가 원가부담이 너무 크다보니까 그것을 폐기해
버릴 수 없고, 너무나 아깝다 보니까 재활용했던 거에요.]
겉만 번지르르하면 된다는 생산업체의 얄팍한 상술에 새 제품이라고 믿은 소비자들만 우롱당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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