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선전방송도 전면 중단
<앵커>
남북의 영산 한라산과 백두산이, 갈라졌던 서해를 다시 합쳤습니다. 두 산을 부르는
무전 소리가 남북의 해군을 하나로 이었고, 오늘(14일) 자정부터는 군사 분계선 일대의
선전 방송도 모두 사라집니다.
김우식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 해상.
남북 해군 함정간에 역사적인 첫 무선교신이 시작됩니다.
[정수원하사/참수리
361호 조타장 : 백두산 둘, 백두산 둘. 여기는 한라산 둘. 본국감도는 좋은가?]
[북측 : 한라산 둘, 한라산 둘. 나는 백두산 둘, 감도 다섯..]
보조주파수도 시험해 봅니다.
[정수원하사/참수리 361호 조타장 : 귀국감도는 넷이다. 채널 12번으로 전환하자.]
[북측 : 알았다. 한라산 둘, 나는 백두산 둘, 감도 다섯이다.]
[정수원하사/참수리 361호 조타장 : 백두산 둘, 여기는 한라산 둘, 이것으로 통신망 점검을 마치겠다.]
약 두 시간동안 5개 지역에서 이뤄진 시험교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파고가 낮아 바다는 평안했지만 옅은 안개가 끼어 육안으로 북측 함정을 식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유재근 소령/해군 232편대장
: 상호 연락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유사시 오해로 인한 우발충돌 위험성이 많이 감소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선통신에 이어 깃발과 불빛신호도 시험했습니다.
남측이 적대행위가 없다는 뜻의 4번 깃발을 올리자 북측도 남측의 신호를 이해했다며 9번깃발로 답했습니다.
양측 함대 사령부간에도 팩스를 이용해 불법조업어선 정보를 교환하는 가상시험을 했습니다.
남북 함정간의 대화채널의 마련은 두 차례 교전으로 얼룩진 이 곳 서해바다에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세기동안 군사분계선 일대에 울려퍼진 선전방송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자정을 기해 선전방송이 중단되고 모레부터 선전수단 제거가 시작되면 광복절인 오는 8월 15일에는 '38선의 봄'
기운을 눈과 귀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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