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일인 오늘(13일) 동물원 다녀오신 분들 계실 텐데요, 동물을 돌보는 숨은 일꾼들이 바로 사육사입니다.
오늘 테마기획에서는 40년동안 친자식처럼 원숭이를 키워온 사육사를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능숙한 칼놀림의 주인공은 요리사가 아니라 원숭이 사육사 이길웅씨입니다.
지난 65년 창경원 동물원에서 사육사 생활을 시작해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이고 잘먹네, 우리 보배. 맛있어? 많이 먹고 건강하게 자라.
]
지난 99년 정년퇴임을 한 뒤에도 원숭이들을 잊지 못해 계약직으로 다시 동물원에 돌아왔습니다.
요즘은 아기 오랑우탄 '보미'를 돌보느라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리와, 손가락 그만 빨고. ]
나이많은 어미에게서 태어나 생명마저 위태롭던 보미를 5개월째 품에서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밤중에도 세 번씩 일어나 우유를 먹여야 하는 고된 일상이지만, 오히려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숨을 제대로 쉬고 앵앵대면서 나를 찾을 때는 '이제 살았구나'싶고, 그 때 맘은 말로 못하죠.
]
이씨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부실했던 원숭이를 살려낸 것이 지금까지 150마리가 넘습니다.
[얼마나 정이 더 가요? 생긴 것도 그렇고 저를 엄마인 줄 알고 잘 따르고, 이거 보세요.
이거.
]
친자식같은 원숭이들과 함께 살면서 어느새 환갑을 훌쩍넘긴 이씨는 자신을 행복한 사육사라고 말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같이 있고 싶고, 죽을 때도 같이 있고 싶고 그래요. 이것보세요.
이런 것들 두고 어떻게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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