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태풍 매미가 할퀴고 한 상처가 좀처럼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복구는 커녕 당장
살아갈 일이 걱정인 데, 장마와 태풍의 계절은 또 코 앞입니다.
김용태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태풍 매미 때 주택 34채가 부서졌던 해안가 마을, 해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급한 대로 대놓은 나무판자는 여전히 창문을 막고 있고, 벽에 난 구멍도 그대로입니다.
휩쓸려간 문짝은 지금도 대충 커튼 조각으로 막아놨습니다.
[박두수/피해주민 : 여기 문짝이 있었는데 태풍에 다 쓸려갔죠. 물이 다 들어와서 다 날려버렸습니다.]
이주 단지 조성이 늦어지는 탓에 마을 주민 대부분이 부서진 집에서 올 여름을 견뎌야 합니다.
[김수복/피해주민 : 바람불면 이까짓 거 다 날아가 버리죠. 그래도 집이 여기 있으니까 사는데..]
곧 다가올 장마와 태풍도 걱정이지만 당장 먹고사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해안가 모래밭은 아직도 오물투성이입니다.
올여름 관광수입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산사태가 일어났던 산골마을 주민들에겐 아직도 컨테이너가 집입니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피난민 같은 생활에 이제 지쳐버렸습니다.
[최순임
/피해주민 : 비오면 비 다 새요. 문 열면 파리들어오고 벌 날아오고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라고..]
물 사정도 여의치 않습니다.
좁게 패인 웅덩이에 고인 빗물이 귀한 생활용수로 쓰입니다.
태풍 매미가 지나간지 8개월, 깊은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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