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것이 기계화된 요즘, 쇳덩이를 두드려 농기구를 만드는 대장장이가 있습니다. 뜨거운 불과
쇳덩이를 다루는 일을 50년 동안 고집스럽게 해 온 노인을 테마기획에서 만나 봅니다.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노래로 더 유명해진 화개장터, 그 한 켠에 자리잡은 조그만 대장간. 환갑을 훌쩍 넘긴 대장장이 탁수기씨의 일터입니다.
불에 달군 쇠를 재빨리 다뤄야 제 모양이 납니다. 힘차게 때로는 섬세하게, 수천번 망치를 맞고
나면 시뻘건 쇳덩이는 호미도 되고 낫도 됩니다.
쇠의 성질을 맞춰주는 담금질, 최고의 대장장이도 정성을 다합니다.
[탁수기/화개장터
대장장이
: 내가 49년째 대장간 일을 했는데도 쇠의 성질을 잘 모를때가 있어. 저마다 다르니까.]
이제는 보기 힘든 옛날 대장간, 화개장터를 찾은 사람들은 자연스레 발길을 멈춥니다.
[이게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낫이다. 이게 쇠스랑이고. 이렇게 하면 니은이다.]
칼, 호미 3천원에 낫은 7천원, 비싸지 않은데다 튼튼해 단골손님도 많습니다.
[조현태/단골손님 : 낫도 써 보고 칼도 써 봤는데 좋아요. 직접 두드려서 만든거니까
튼튼하고.]
가격 흥정은 없습니다. 장인의 자부심이 묻어나는 대목.
[(깍아줄 수
없습니까 천원?) 대장간은 원래 안 깍는 거에요.]
8남매중 맏이로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대장간에 들어선지 벌써 50년.
힘도 부치고 벌이도 예전만 못하지만 망치를 놓긴 이릅니다. 화덕앞에서 땀 흘리는 일이 아직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탁수기/화개장터
대장장이
: 땀이 비 오듯 하죠. 후끈후끈하고, 하지만 그렇게 땀을 흘려도 그게 재미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