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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주차 공간 '미덕도 사라져'

김태훈

입력 : 2004.05.0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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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차는 갈수록 늘고, 주차할 곳은 갈수록 줄고, 주차 인심이야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급기야 주차 때문에 이웃간에 주먹질이 오가는 살벌한 세상이 돼버렸습니다.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40대 남자가 지하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옵니다.

차량 통행로에 주차된 차를 밀어내고, 자기 차 곁에 세워진 검은 색 차의 운전석 쪽으로 갑니다.

이내 돌아와서는 조수석을 통해 자기 차에 오른 뒤 주차장을 빠져나갑니다.

그 남자는 남의 차 운전석 앞에서 무슨 일을 했을까.

[주차 관리인 : 가해자 차가 피해자 차와 너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 차에 와서 흠집을 냈습니다. ]

서울 시내 주차 공간 대부분이 이처럼 사람 한명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붐비다 보니 툭하면 운전자들간의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함부로 주차했다가는 봉변을 당한다는 험악한 문구가 적힌 경고판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되는 하루 10여건의 폭행사건 중에서 2, 3건은 주차 시비가 원인일 정도.

59살 엄성의씨도 지난 달 16일 서울 역삼동 자신의 음식점 앞에서 주차 문제로 아들 뻘쯤 되는 청년들과 멱살잡이를 해야 했습니다.

[엄성의/서울 역삼동 : 내가 여기서 이러저러 해서 차 좀 대야 겠습니다. 그럼 누가 뭐라겠어. 아주 바쁘지 않은 시간인데. 그런 게 없고 무조건 말을 열면 애들이 욕이야. ]

양보와 배려 같은 미덕은 비좁은 주차 공간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