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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분실 휴대폰, "주워 팔면 그만"

장세만

입력 : 2004.04.21 19:30|수정 : 2004.04.2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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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택시에 휴대전화 두고 내리셨다가 , 끝내 못찾으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알고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주인 찾아준 기사분들에게는 아주 민망스런 얘기입니다.

장세만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차된 택시 사이로 걸어가는 두 남자.

미리 약속한 택시에 올라타자 곧바로 거래가 시작됩니다.

"휴대폰 갖고 계신다면서요?"

"이거는 메이커가 없어서 4만원밖에 안 돼요."

"조금 더 안 되나?"

"그건 안돼요."

택시기사는 휴대전화를 건네주고 5분도 안돼서 거래가 끝났습니다.

택시가 늘어서 있는 김포공항 주차장입니다.

이들은 중고휴대전화를 매입한다는 명함을 뿌리는 방법으로 택시에서 분실된 전화를 사들여 왔습니다.

[택시기사 : 나쁜거야 알죠. (분실 휴대폰을)못 찾아줄 때가 있어요. 버리느니 갖다주는 거죠. 몇만원 준다니까.]

한 대에 2만원에서 20만원까지, 이렇게 넘겨진 휴대폰은 전문적인 개조작업을 거쳐 중국으로 밀수출됐습니다.

고유 라벨을 위조한 뒤 휴대폰 케이스까지 바꿔 조립하면 누가봐도 멀쩡한 신제품.

휴대폰 고유번호를 추출한 뒤 분실 전화에 입력해 만든, 복제 휴대폰이 국내에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남모 씨/피의자 :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프로그램으로 고유번호를 복제해서 만들었어요.]

이런 식으로 밀수출한 휴대폰이 모두 5천여대.

시가로 25억원 어치에 이릅니다.

경찰은 박모씨 등 밀수출 조직 5명을 구속하고, 승객들의 분실 전화를 팔아넘긴 택시기사 15명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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