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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기자 눈에 비친 총선

정형택

입력 : 2004.08.24 14:56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수습이라는 '딱지'를 뗀 신입 기자입니다.

총선이 임박해지면서 사회부에서 이 곳 정치부로 파견 나와 총선 정국의 정당을 취재했습니다.

제가 출입하는 곳은 '열린우리당'입니다. '출입처'라고는 하지만 이곳에 발걸음을 한지 이제 보름 정도가 지났습니다. 처음 이곳에 와서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했습니다. 아니 오기 전부터 '내가 이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요새 어느 곳에 가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정치 이야기지만, 술 한잔에 늘 안주거리로 등장하는 것도 정치지만, 막상 기자의 위치로 바라보는 정치라는 녀석의 무게는 여간 크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동영 당의장이 가벼운 마음으로 한 노인 관련 실언이 큰 무리를 일으켜 정치 공방을 낳고 있는 것처럼, 이곳은 정치인의 한 마디 한마디와 그네들의 발길 한 걸음 한 걸음이 큰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국민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것이 정치인 이라는 사실과 모순되게도, 정치는 국민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기자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해야 하고, 또 그 속에서 정치적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의 의미 부여에도 '같은' 무게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긴장과 균형의 떨림은 계속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기사는 간혹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도 하고, 그 기사 때문에 기자의 순수성과 의도를 의심받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종결어미 하나, 조사 하나가 주는 작은 의미 차이 하나가 글쓴이의 의도와 달리 정치 색을 띄게 될 경우, 그 파장은 기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그 기사가 정치에 미치는 파장과 정치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첩되어 막대한 파급효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정동영 의장의 '노인관련 실언'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한 대학생 기자가 일부로부터 그 순수성과 의도를 의심받고, 거기서 더 나아가 지탄과 비난받는 것을 보면서 정치부 기자로서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까지 그 대학생 기자가 했을 고민과 망설임, 또 올리고 난 뒤 느꼈을 부담과 압박감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 부담과 압박감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닌, 정치부에 적을 두고 있는 모두가 짊어지고 있는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짐의 무게는 무거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벗어 둘 수 없는, 아니 당연히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의무고, 일이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지면과 화면으로 접하는 기사를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기자가 정치인 누구를만나도 당당하고 떳떳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의무를 등에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짐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는 순간, 이미 기자는 그 생명력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 뿐 아니라 누구 앞에서도 떳떳하게 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에서 보낸 15일은 그 무게를 다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짐을 왜 안고 가야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고, 또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답을 마련했기에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생각하고, 몸으로 배우고, 가슴으로 느꼈던 모든 것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새내기로 첫발을 내딛은 저에게 이번 경험은 '기자'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