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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차단기, 마구잡이 불법유통

김태훈

입력 : 2004.03.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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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예술 공연장 같은 곳에서 관객들의 휴대폰 통화를 막기 위해 쓰이는 장치가 엉뚱하게도 술 손님 바가지 씌우는데 악용되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불법 제품이었습니다.

기동취재, 김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술집.

겉모습은 허름해 보이지만,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불법 영업을 해왔습니다.

이 술집은 특히 종로나 용산에까지 호객꾼을 보내 양주 한병과 안주가 8만원이라고 속여 취객들을 유인했습니다.

그리고는 직접 만든 가짜 양주를 판 뒤 손님들을 협박해 한병에 백만원이상씩이나 받았습니다.

그러나 손님들은 술집 바깥으로 이런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채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대폰 전파 차단기가 술집안에 설치돼있어 전화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차단기가 설치된 곳으로부터 15미터 이내 거리에서는 휴대폰 통화를 할 수 없습니다.

이 술집 사장 41살 김모씨 등 7명은 이런 방법으로 손님들로부터 수백만원을 뜯어냈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차단기의 성능이 어느정도인지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차단기 스위치를 누르면 멀쩡했던 휴대폰에 '통화권 이탈'이라는 표시가 나타납니다.

차단기는 방해 전파를 발산해 기지국의 전파가 휴대폰에 닿지 못하도록 작동합니다.

문제는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부로부터 설치허가를 받지않고는 휴대폰 전파 차단기를 팔 수도, 사용할 수도 없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호객꾼을 고용해 바가지 영업을 일삼는 술집들은 대부분 휴대폰 차단기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공공연히 거래될 뿐 아니라, 휴대폰 전파 차단기 제조업체도 은밀하게 차단기를 팔고 있습니다.

[휴대폰 전파차단기 제조업체 관계자/ : 합법적으로는 할 수 없어서 공식적으로는 안팔아요. 저희쪽으로 연락을 주시면 세금계산서는 못끊고 현금 주시고는 살 수 있어요. ]

사정이 이런데도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한가한 소리만 늘어놓습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 : 작년 한해에도 일제 단속을 했는데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유흥업소에서는 특별히 나타난 게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