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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살 수 있다?!

심석태

입력 : 2004.08.24 14:56

법에 대한 편견과 현실…"그래도 법은 있어야 한다"


법조 브리핑이라는 코너를 제안받고 제일 먼저 생각한 말이 바로 제목으로 쓴 "법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주 사람 좋은 이를 일러 그렇게 부릅니다. 이 때 법은 사람에 대한 어떤 구속을 의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인위적인 질서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법은 자발적으로 준수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표현되듯이 되도록 적은 것이 자연스러운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로 일을 풀어가지 못하게 됐을 때 하는 말이 바로 "법대로 하자"라는 것만 봐도 우리의 법에 대한 인식은 그렇게 밝은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복잡 다단한 세상에서 법 없이 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잘 해야 얼굴에 핏대 올리며 "법대로 하자"고 안 하고 사는 것만 되어도 좋을 겁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법을 지키며 살고 있고 법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의외로 많은 법과 관련된 사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서울 서초동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법조 타운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합니다. 정치권만이 아니라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합니다. 그러다보니 서초동 주변에서는 정보 수집 등을 위해 나온 대기업 관계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초동 법조 타운에서 바로보는 법은 사실은 법의 본질적인 모습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나타나는 것은 법의 가장 최종적인 단계, 즉 법을 위반하는 것에 대한 강제적인 수정 조치이고(형사적인 측면)법적 갈등에 대한 강제적인 조정(민사적인 측면)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문제가 있는 것들을 처리하는 것이지요. 저는 그래서 서초동 법조 타운을우리 사회의 하수 처리장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앞으로 이 코너를 통해서 이곳 하수 처리장 주변의 여러 단면들을 네티즌 여러분께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분들께서는 별로 관심이 없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그래도 그런 선량한 분들을 위해서도 법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그런 법과 그것을 어기는 것에 대한 강제적인 조정 장치를 통해서 그분들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도움을 드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혹시 법과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의견으로 붙이거나 제게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법률 상담을 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제가 아는 한 성의있게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