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총선특집]'30만원'에 출마접은 남궁석 의원

정명원

입력 : 2004.03.03 11:30


-열린 우리당 남궁석 의원이 오늘(2일) 17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남궁석 의원은 DJ 정부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며, 장관시절 우리나라에 초고속 인터넷 망을 깔게해 현재와 같은 인터넷 환경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만든 업적을 자랑으로 여기며 활동해 온 의원입니다.

-남궁 의원은 특히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핵심 지지세력입니다.

열린우리당 현역 의원 가운데 일찌감치 정 의장 지지를 선언하며 경선에서도 적극적인 활동을 했습니다. 한 마디로 열린우리당의 실세 가운데 하나인 것이죠.

이렇게 '잘 나가는' 남궁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유권자에 의해 선거법 위반이 신고돼 포상금을 지급하게 한 첫 사례라는 불명예스런기록때문입니다.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지난달 23일 남궁 의원의 부인 이 모씨가 관내 보훈단체에 방문했고, 그곳에서 정부지원이 줄어들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듣고 촌지 1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무실은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쓰고 있는 곳이어서 각각의 단체에게 10만원씩, 모두 30만원을 준 것입니다. 당연히 선거법 위반이죠.

과거같았으면 아마 그냥 넘어갔을지도 모르겠지만 유권자가 달라지긴 달라진 모양입니다. 돈을 받은 단체에선 바로 선관위에 신고했고 선관위는 이씨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고한 유권자들에게 받은 돈의 50배, 그러니까 500만원씩을 준 것입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부터 돈을 받은 유권자가 신고를 할 경우 천 만원의 범위 안에서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때문입니다.

- 마침 어제는 열린우리당이 선거대책위원회를 '깨끗한 선거위원회' 라고 이름 붙이고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고 선언한 날이었기때문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나 남궁석 의원으로선 더욱 더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당내 경선 예비후보나 공천이 확정된 후보라도선거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공천을 취소하겠다고 밝혀 온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당내 실세라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징계를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 결국 남궁석 의원은 스스로 총선 불출마를 밝히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남궁석 의원의 사례는 당내 다른 공천자들은 물론 17대 총선에 출마하는 다른 당 후보들에게도 상당한 경각심을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 돈을 준 후보를 신고하는 유권자, 선거법 위반이 드러나면 당내 실세라도 공천을 박탈하는 중앙당, 이런 분위기라면 과거 당연한 것 처럼 어겨왔던 선거법을 다시한번 꼼꼼히 들여다 봐야하는 상황이 됐을테니까요.